
파죽지세로 달려가던 부산 KCC 이지스가 천적을 만나 비행을 멈췄다. 그래도 연승 기간 이어진 끈질긴 팀컬러는 이어갔다.
KCC는 2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에서 2차 연장 끝에 ??-??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KCC는 지난 6일 DB와 홈경기부터 이어지던 연승 행진이 '7'에서 마감됐다. 이날 이겼다면 부산 연고 이전 후 첫 7연승과 더불어 LG전 9연패 탈출, 선두와 0.5경기 차 추격 등 많은 걸 가져올 수 있었지만, 끝내 이를 잡지 못했다.
송교창과 최준용, 장재석, 이호현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연승을 이어가던 KCC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주포 허웅이 발뒤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악재가 발생했다. 그나마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장재석도 경기에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리딩 가드 허훈에게 쏠리는 부담도 컸다.
그래도 KCC는 초반 수비에서 김동현과 윤기찬 등 젊은 선수들이 압박에 나서면서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여기에 허훈에게 수비가 쏠린 사이 윤기찬이 득점을 올려주면서 KCC는 초반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2쿼터부터 아셈 마레이로부터 파생된 LG의 3점포가 불붙으면서 KCC는 추격을 허용했고, 3쿼터 LG가 경기를 뒤집으며 한때 10점 이상 차이가 만들어졌다.

4쿼터에도 LG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했으나, KCC는 윤기찬의 3점포로 추격했다. 여기에 숀 롱이 깜짝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85-85 동점으로 연장전에 향했다. 1차 연장에서도 KCC는 숀 롱이 '차력쇼'를 보여주며 극적인 동점으로 쿼터를 마무리했다.
다만 이 흐름이 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LG는 마레이가 직접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자신들 쪽으로 가져왔다. 여기에 윤원상까지 쐐기 3점포를 터트리면서 KCC의 추격을 뿌리쳤다.
7연승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이상민 KCC 감독은 "졌지만 칭찬해주고 싶다. 끝까지 포기 않고 2차 연장을 갔다"며 "승리를 가져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게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20점을 넘긴(25득점) 윤기찬을 포함해 선수들을 언급하며 "다들 잘했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마레이의 3점이 들어가는 순간 분위기가 넘어갔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잘했다. 많이 힘들고 백업 멤버도 없는데 해줬다.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고 했다.
비록 연승은 끝났지만, KCC의 상승세에는 끈질김이 있었다. 연승의 시작이었던 DB전도 17점 차로 뒤지다 윤기찬의 위닝샷으로 뒤집었고, 이후로도 뒷심을 발휘해 이기는 경기가 이어졌다. 이 감독은 "(윤)기찬이나 (김)동현이가 수비에서 잘하다보니 그런 게 나왔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패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허)훈이가 공격에서 견제당하고 많은 시간을 뛰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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