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가 2024년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 1000만 관중을 돌파한 데 이어 2025년에는 12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유례 없는 인기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또 관중 대박이 과연 프로야구 산업을 발전시킬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 KBO(한국야구위원회)와 각 구단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스타뉴스가 짚어봤다. /편집자주
600만에서 800만, 1000만, 그리고 지난해에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1200만 관중 위업을 썼다. 이제 프로야구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특히나 젊은 여성 팬층이 많아지며 구매력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각 구장 굿즈숍들은 팬들로 넘쳐난다. 특정 시기마다 나오는 특별 유니폼들은 늘 수량이 부족할 지경이다.
그렇다면 KBO리그 구단들의 재정 상태는 얼마나 좋아졌을까.
지난 시즌엔 사상 최초로 7개 구단이 1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삼성 라이온즈는 역대 최초 160만 명 돌파, 한화 이글스는 무려 62회 매진 신기록과 함께 좌석 점유율 99.3%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특히 신구장 한화생명볼파크 시대를 연 한화는 흥행 열풍의 중심에 있었다. 한층 늘어난 구장 수용 인원(5000명 증가)과 함께 역대 최다 홈관중인 123만 명을 돌파했고 이는 매출로도 직결됐다.
광고·상품 등 마케팅 전 분야에서 창단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구장 내 운영되고 있는 2개의 굿즈숍 앞엔 언제나 대기줄이 있었고 인기 상품들은 구하고 싶어도 늘 순식간에 동이 나며 대란을 일으켰다.
'비인기 구단'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한 구단 또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구단 관계자 A씨는 "매년 30% 가까이 MD 상품 수익금이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공개한 '2024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에서 프로야구 팬들이 한 시즌 동안 유니폼, 응원봉 등 각종 MD 상품 구입에 지출한 비용은 한 시즌 기준으로 1인당 15만 7000원에 달했다. 인크로스의 '2024 야구 팬덤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식음료 포함 한 번 직관을 할 때마다 8만~10만원 가량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늘어나는 관중에 비해 구단의 재정 상태만 보자면 드라마틱한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는 평가다. 현실적인 문제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관중이 많아지고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며 수익을 높여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 이상으로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야구의 태생적 구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네이밍 스폰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모두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많은 돈을 벌면 좋겠지만 흑자를 기록하는 게 구단에 절대적 목적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각 구단은 모기업을 위한 마케팅 역할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키움이 구단 운영을 위해 반드시 흑자를 내야 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구조다.
한 구단 관계자 A씨는 "올 시즌 MD 수익금 등은 많이 늘었지만 모기업에서 들어오는 광고를 제외할 경우 흑자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2024년 자료를 보더라도 유의미한 흑자를 기록한 구단을 찾아보긴 힘들다. 그해 한화는 80만 관중을 불러모으며 구단 신기록을 쓰고 유니폼 판매량이 250% 이상 급증했으나 당기순이익이 1억원도 넘지 못했다.
130만 관중을 달성한 삼성의 경우 보다 상세한 재무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영업이익은 약 2300만원에 불과했다. 오히려 84만 5000관중을 불러 모은 2023년(약 3억 3200만원)보다도 적은 수치였다.

당기순이익도 2억원 가량을 기록했는데 이 또한 2023년(약 3억 68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입장 수익은 약 60억원, 구장 운영 수입 또한 약 9억원, 사업 수익 또한 약 30억원 가까이 늘며 총 매출은 840억원을 돌파하며 전년도보다 100억원이나 늘었지만 그만큼 지출 또한 불어났다는 뜻이다.
선수단 운영비가 60억원 가량, 경기진행비가 약 9억원, 지급 수수료 또한 약 10억원 늘어나는 등 구단이 거둘 수 있는 수익 만큼이나 지출의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수단의 높은 몸값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스토브리그만 하더라도 몸값 논란이 빠지지 않았다. 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전력을 보강하려는 구단의 입장에선 어느 정도 오버페이는 불가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뜨거운 흥행과 함께 역대 최다 관중을 써냈고 이로 인해 많은 수익이 발생했지만 구단의 재정 상황은 여전히 프로야구의 판을 뒤흔들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단 관계자 B씨는 "현실적으로 버는 만큼 쓰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MD 판매 비용 등 구단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선수단의 연봉이나 각종 지출도 늘어나며 매년 수익과 지출이 맞춰지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재 프로야구단의 수익 구조로는 '얼마를 버느냐'보다는 '얼마를 쓰느냐'가 한 해의 재무 상태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수익을 불리는 건 한계가 있지만 돈을 쓸 곳은 무한정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구단이 크게 돈을 벌지도 못하지만 그렇다고 커다란 적자에 허덕이지 않게끔 운영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프로야구가 산업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버는 만큼 쓰는 구조'라는 말이 가장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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