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염경엽(58) 감독이 대체 선발 경기에도 승리를 노리는 전승 플랜을 세웠다.
지난해 구단 4번째 통합 우승(정규시즌 1위+한국시리즈)에 성공한 LG는 10개 구단 중 가장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2025시즌 전체 193일 중 158일을 1위에 머물렀고 3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꾸준함을 보여준 또 하나의 기록이 바로 12연속 위닝시리즈였다. LG는 7월 8~10일 키움 히어로즈와 잠실 3연전 2승 1패를 시작으로, 8월 26~28일 NC 다이노스와 창원 3연전 2승 1패까지 29승(1무 7패)을 쓸어 담았다. 이는 KBO 최다 연속 위닝시리즈 신기록이었다. 앤더스 톨허스트의 합류 이후 안정화된 선발진과 신인 김영우의 필승조 가세로 뒷문이 단단해진 덕분이었다. 여기에 불펜에 무리수를 두지 않고 내줄 경기는 내주는 장기적 관점의 운영 덕분도 컸다.
최근 LG 신년 인사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우리는 승부를 걸어야 할 때 참는 2승 1패 전략을 썼다. 그 전략이 성공해서 12연속 위닝시리즈도 거둘 수 있었다. 거기서 내가 계속 달렸다면 12연속 위닝시리즈도 없었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미 KBO 리그에서 검증된 톨허스트-요니 치리노스 외국인 원투펀치에 임찬규-손주영-송승기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까지 우승 로테이션이 시즌 시작부터 가동된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재계약하며 변수를 최대한 줄였고, 국내 선발진은 풀타임 경험을 쌓았다. 특히 국내 선발진 3명은 지난해 각각 평균자책점 3점대, 11승씩 거둬 1994년 이상훈-김태원-정상흠 트리오의 토종 선발 3명 10승 기록을 31년 만에 다시 쓴 자부심이 있다.

더욱 놀라운 건 기존 선발 자원들이 새로 합류한다는 점이다. 2023년 한국시리즈 선발승을 거둔 좌완 김윤식(26)과 한 해 12승을 거둔 우완 이민호(22)가 돌아온다. 먼저 이민호가 복귀했다.
그는 입대 전까지 주로 선발로 활약하며 76경기 24승 23패 평균자책점 4.58, 351⅔이닝 247탈삼진을 기록했다. 커리어하이는 2022년으로 26경기 12승 8패 평균자책점 5.51로 LG 토종 선발 최연소 10승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8월 제대해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합류한다.
올해 4월 제대하는 김윤식은 선발과 불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롱맨 자원이다. 입대 전까지 99경기 23승 17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4, 326⅓이닝 218탈삼진을 마크했다. 2023년에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1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거뒀다.
6선발 후보가 한 명 더 있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라클란 웰스(29)다. 웰스는 키움 1선발 케니 로젠버그의 단기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로 데뷔해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15로 잠시나마 에이스급 활약을 했다. 차명석 LG 단장에 따르면 이번 아시아쿼터 선수 중 웰스만큼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염경엽 감독의 전승 플랜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염 감독은 "올해는 지는 경기에서도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는 투수력을 갖췄다고 본다"라며 "캠프를 시작하고 선수들의 몸 상태가 어떻게 올라오느냐가 중요한데 일단 계획은 그렇게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6선발에는 김윤식과 웰스가 들어간다. 그러나 6인 로테이션이 아닌 어디까지나 예비 후보로서 6선발을 이야기했다. 고정적인 선발 자리가 주어지는 것이 아닌 날씨, 부상 등의 변수로 대체 선발이 필요할 때 저 선수들을 쓰겠다는 의도다.
염 감독은 "LG 감독하고 4년 중 가장 준비가 된 상태로 캠프를 시작한다. 선발 5명이 완벽하게 갖춰졌고 6선발에 김윤식, 웰스, 이민호가 있다"라며 "6선발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웰스와 윤식이가 롱맨으로 간다. 이정용도 2이닝은 소화할 수 있다고 봐서 불펜 데이를 해도 무리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디까지나 5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기존 선수들이 지친 기색이 있으면 6번째 선발 투수를 쓴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체력이) 50% 방전됐을 때 충전하는 게 훨씬 빠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0%가 되면 다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0%를 안 만든다는 것이 내 감독 운영 철학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해 치리노스를 부상 없이 177이닝 끌고 갈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준비된 예비 자원들을 바탕으로 흔히 버리는 경기가 되는 대체 선발 혹은 불펜 데이 게임도 챙겨보겠다는 것이 우승 사령탑의 계획이다. 염 감독은 "지난해 6선발을 쓴 경기에서 우리는 전부 졌다. 그만큼 6선발이 약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6선발도 충분히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팀이 지난 시즌보다 더 탄탄해졌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계획대로 준비된다면 144경기 모두 던지는 게임 없이 승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걸 목표로 하면 승수도 더 쌓일 것 같다"라고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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