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던 김동엽(36)은 한때 KBO 리그를 호령했던 거포였다. 통산 92홈런을 때려내기도 했고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와 삼성 라이온즈 시절 20홈런 이상 기록한 시즌이 무려 3차례(2017, 2018, 2020시즌)나 된다.
김동엽은 13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울산 웨일즈' 트라이아웃 A조에 배정,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름 없는 유니폼을 입은 채 그라운드에 선 김동엽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트라이아웃을 모두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만난 김동엽은 후련한 듯 "워낙 오랜만에 밖에서 운동을 해봤는데 그냥 하던 대로 기본만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다. 혹시나 다칠 수도 있으니 무리를 해서 보여주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냥 연습하던 대로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약 10년 전에 해외파 트라이아웃도 고양해서 했었는데, 그 당시 타격을 하다가 하나만 치고 나서 손목을 다치고 말았다. 그때 힘이 좀 많이 들어갔었다. 그 이후 트라이아웃은 처음인데 이제 살짝 요령을 알 것 같다. 울산을 오는 길에 좋은 긴장감도 있어서 느낌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트라이아웃을 치르는 동안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해서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사실 김동엽의 2025시즌은 매우 불운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삼성에서 방출된 김동엽은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으며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2025년 3월 15일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서 상대 선발 김유성과 볼카운트 1-2에서 4구 시속 148㎞ 직구에 오른쪽 손목을 맞고 말았다. 결국 골절 진단이 나왔고 시즌 출발을 제때 하지 못했다. 2025시즌 1군 출전 기록은 9경기에 그쳤고 다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부상 회복으로 인해 키움의 1군 홈 구장인 고척돔보다 퓨처스팀 홈 구장인 고양 야구장에 있었던 시간이 더 많았다.
이날 김동엽은 '울산 웨일즈' 트라이아웃 지원 동기에 대해 "1군 제안이 왔다면 곧바로 갔을 텐데, 방출되고 나서 연락이 왔던 구단들도 있었지만, 상황이 썩 좋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은퇴) 고민도 많이 했었다. 사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아서 제가 못했다면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으려고 생각했는데 시범경기 때 다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마지막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제대로 해보고 그만두고 싶어서 이렇게 지원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동엽은 "예전 성격이었다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친한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셨는데 사회에 나오면 자존심 굽힐 일이 더 많다고 했다. 원래 자존심이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신 있게 해보라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1군 진입에 대한 욕심도 분명있다. 2026시즌 울산 웨일즈 구단에서 최대 5명까지 1군 구단으로 이적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동엽은 "당연히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크다. 선수라면 무조건 1군에서 누구나 뛰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사실 1군이나 퓨처스리그나 야구는 똑같긴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조금 많이 다쳤기 때문에 보여준 것이 잘 없긴 하다. 그래서 퓨처스리그부터 제 기량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원한 것도 있다. 현재 부상 부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동엽은 "이제 노력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만약 합격한다면 같이 어울려서 제가 프로에서 경험했던 노하우나 이런 것들을 선수들에게 가르쳐주면서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뒤 야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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