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너무 나가고 싶었다" 은퇴할 나이에 태극마크! 42세 노경은, 양보 대신 또 다른 '국민노예'가 될까 [사이판 현장]

"너무 나가고 싶었다" 은퇴할 나이에 태극마크! 42세 노경은, 양보 대신 또 다른 '국민노예'가 될까 [사이판 현장]

발행 :

노경은이 12일 훈련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노경은(42·SSG 랜더스)은 불가사의한 투수다. 첫 번째 전성기를 보낸 뒤 부침이 있었지만 방출의 아픔을 딛고 불혹이 되고 나서야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리고는 42세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막중한 임무가 맡겨졌다. 지난해 11월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 젊은 투수들로 구성된 마운드는 일본과 2경기에서 21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류지현(55) 감독은 전격적으로 경험 많은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을 불러들였다.


누구보다 완벽히 몸 상태를 만들어 1차 캠프가 열리는 사이판으로 향했다. 시즌을 빨리 마친 고우석(디트로이트)과 함께 가장 먼저 불펜 피칭까지 마쳤다. 남다른 사명감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준비하고 있다.


각오가 남다르다.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발탁이었지만 그만큼 꼭 해내겠다는 마음이 크다. 노경은은 "솔직히 저도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그만큼 좋게 봐주셔서 이렇게 포함을 시켜주신 것 같다"며 "너무 나가고 싶었는데 저보다는 후배들에게 경험과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한 발 물러서고 싶었다. 그런데 그거를 제가 판단하긴 좀 어려운 것 같더라. 저는 시키는대로 하는 게 편한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캐치볼하는 노경은(왼쪽)을 류지현 감독이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대표팀은 앞서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멍에를 썼다. 프로야구가 1200만 관중 흥행 열풍을 일으켰고 이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반드시 1라운드를 통과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 속에 1차 캠프로 향했다. 이번 전지 훈련은 대회를 앞두고 보다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이례적인 캠프다.


노경은은 누구보다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 12일 고우석과 함께 이미 불펜에 올랐고 26구를 던졌다. "저는 페이스를 남들보다 일찍 끌어올리고 유지시키면서 오히려 한 번 떨어뜨린 뒤 대회에 맞춰서 다시 100%로 맞추는 게 매년 해왔던 루틴이기에 그렇게 해 갈 생각"이라며 "사이판 전지훈련에서는 80~90%까지는 끌어올리고 그 다음에 소속팀 전지훈련에 가서 100%를 맞춰 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2003년 프로 입단 후 2012년 리그 톱클래스 선발 투수로 변모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시 12승 6패, 평균자책점(ERA) 2.53으로 맹활약한 노경은은 이듬해 2013 WBC에 출전했는데 네덜란드전에서 흔들리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3경기 3이닝 ERA 3.00.


"좋은 경험이었다"고 짧게 당시를 돌아본 노경은에게 대표팀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줄로만 알았다.


노경은(왼쪽)이 불펜피칭에 나서고 있다. 뒤에선 고우석이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러나 2021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뒤 SSG가 내민 손을 잡은 노경은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무려 9년 만에 다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머쥐었고 2023년 이후 3년 연속 30홀드 이상 시즌을 보냈다. 2024년과 지난해엔 2년 연속 '최고령 홀드왕' 기록까지 달성했다.


평가전에서 어려움을 겪자 류지현 감독이 가장 먼저 노경은의 이름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더구나 노경은은 올 시즌 주자 있는 상황에서 0.200, 득점권에서 0.236의 낮은 피안타율로 위기 극복 능력에서 누구보다 빼어난 투수로 알려져 있다.


류지현 감독은 WBC에서도 위기 상황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노경은을 꼽았다. 2009년 대회 준우승 당시 수시로 마운드로 불려 올라가며 '국민노예'라는 별칭을 얻은 정현욱(은퇴)과 같은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그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위치"라면서도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대비를 해야 되고 세트 포지션에 주자가 있을 때 상황을 많이 생각하고 연습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3년 만에 꿈에 그리던 WBC 무대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노경은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실점을 안하고 불을 끌 수 있는 역할을 잘 해야 한다"며 "몸을 잘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경은(가운데)이 류현진과 함께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추천 기사

스포츠-야구의 인기 급상승 뉴스

스포츠-야구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