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3연패로 불안하던 3월이 꿈만 같다. LG 트윈스가 7연승으로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았다.
시작이 험난했던 LG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KBO 구단 최다인 7명이 대표팀에 차출된 여파로, LG는 개막 3연패로 2026시즌을 시작했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주축 선수들이 정규시즌을 위한 충분한 경기 경험을 쌓지 못한 탓에 타격 페이스도 저조했다. 실제로 개막 3연패로 시작해 정규시즌 1위에 오른 건 45년 KBO 역사에 2009년 KIA 타이거즈와 2011년 삼성 라이온즈뿐이었기에 LG 선수들의 긴장감은 실체가 있었다.
지난 1일 잠실 KIA전에서 7-2로 승리한 뒤 분위기를 반전했다. 당시 수훈선수로 꼽힌 구본혁(29)은 그 비결로 3연패 뒤 LG 선수단 단체방에서 나온 주장 박해민(36)의 한마디를 꼽았다. 구본혁에 따르면 당시 박해민은 "지난해 개막 7연승을 하고도 0.5경기 차로 정규 1위를 했다. 그러니까 올해 3연패로 시작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시작이 좋았음에도 정규시즌 최종전이 돼서야 겨우 우승을 확정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오히려 본인들이 도전자로서 따라갈 수 있다는 역발상이었다.
하지만 그 발언을 한 당사자의 입장은 달랐다. 박해민은 결정적인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로 11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을 만났다. 이날도 상대 선발 투수의 호투에 끌려갔지만, 경기 막판 전세를 역전시켰다.

박해민은 "요즘 분위기가 딱히 뭐라 이야기하지 않아도 질 것 같지 않다. (임)찬규가 선발투수로서 실점을 최소화했고 뒤에 나온 불펜들이 점수를 더 허용하지 않아서 뒤집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승 비결로 자신의 격려 한마디가 아닌 1일 잠실 KIA전 1회말 1사 만루 오지환(36)의 전력 질주에서 찾았다. 당시 오지환은 타율 구푼(0.091)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첫 타석에서도 2루 쪽으로 땅볼 타구를 날렸지만, 전력 질주로 병살을 면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번복됐고 이후 2점이 더 나면서 LG는 승리할 수 있었다.
이때를 떠올린 박해민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내 말보단 수요일(4월 1일) 경기 1회 (오)지환이의 전력 질주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병살이 안 되고 추가점이 났다. 그렇게 지환이가 솔선수범했고 (홍)창기도 고척에서 전력 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고 (문)보경이도 삼진에도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1루까지 열심히 뛰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작은 것들 하나하나 모여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투수 쪽도 (임)찬규가 알아서 잘 이끌어주고 있어 신경 쓸 게 없다. 야수 쪽도 창기, 지환이 등 고참들이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후배들이 알아서 따라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지난달 WBC에서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박해민은 "도미니카전에서 그렇게 몸값을 많이 받는 선수들이 1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그걸 보고 (이)정후한테 '미국은 162경기씩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왜 저렇게까지 1루에 전력 질주하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미국은 안 그러면 팀원들이 한 소리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그래서 최대한 끝까지 뛰려고 한다. 나중에 전력 질주 안 하는 팀원이 나왔을 때 이 이야길 해주려 했는데, 지환이가 그런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 경기 이후 야수들에게 '우리가 왜 이긴 것 같냐?'고 물어봤다. 난 '지환이의 전력 질주하나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는 연승 중에도 계속됐다. LG는 12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도 집중력 있는 수비와 타격에 힘입어 9-1로 승리, 파죽지세의 7연승을 달렸다. 그러면서 9승 4패로 KT 위즈와 공동 1위를 유지했다.
솔선수범하는 고참들은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캡틴에게는 큰 힘이 된다. 박해민은 "주장으로서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 이야기를 해도 그냥 듣고 흘릴 수도 있는데 플레이에서 실행에 옮겨준다. 그렇게 됐을 때 주장으로서 말한 것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의미를 더했다.
그러면서 "(오)지환이, (박)동원이, (김)진성이 형, (이)우찬이 등 고참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니까 내가 편하게 이야기해도 어린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런 분위기는 절대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고참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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