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칭찬 폭격이다. 문현빈(22·한화 이글스)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호평이 쏟아진다. 감독과 코치, 선수들 사이에서도 문현빈은 칭찬을 자아내는 대표적인 선수다.
오는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해 사이판에서 진행되고 있는 야구 국가대표 1차 캠프. 어딜가도 문현빈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선수단 숙소에서 진행되는 웨이트 트레이닝에선 누구보다 오래 남아 근력을 키우고 타격 훈련에선 연신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며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문현빈은 첫해부터 타격 재능을 뽐냈고 이듬해엔 장타력을 끌어올리더니 지난 시즌엔 타율 0.320 12홈러 80타점 71득점 17도루, 출루율 0.370, 장타율 0.453, OPS(출루율+장타율) 0.823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하긴 했으나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연령 제한 없이 선발되는 대표팀에 뽑힌 그는 체코, 일본과 평가전 3경기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 3타점 3볼넷, 출루율 0.533, 장타율 0.500, OPS 1.033으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처음 나선 포스트시즌에서는 무려 16타점을 쓸어담아 박정권에 이어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 최다 타점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큰 경기에 강점을 나타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건 플레이 하나 하나에 묻어나오는 근성이다. 내야 땅볼 타구를 치고도 1루까지 전력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양준혁을 연상케하는데 문현빈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류지현 감독은 훈련 첫 날부터 문현빈에 칭찬하고 나섰다. 선수단은 아침 식사 후 숙소에서 진행되는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부터 존재감을 나타냈다. 류 감독은 "이건 하나 자랑해야겠다. 우리 애기들, (김)주원(NC)이하고 현빈이가 첫날부터 맨 마지막까지 남아 있더라. 그것도 인상적이었다"며 "누구 눈치를 보는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껴서 하는 것이다. 그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사흘 주기 훈련의 두 번째 턴으로 넘어선 14일에도 류 감독은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너 문현빈과 김주원이 너무 지나친 중량을 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본인들이 사전에 (그 무게를) 들던 것이다. 주원이하고 현빈이는 (봉이) 휘어질 정도로 들고 있더라"며 "'키는 나랑 별 차이가 없는데 무게는 많이 드는구나', '난 한 번도 선수 때도 든 적이 없는 무게인데'라고 생각했다. 준비가 없이 들었다가는 부상이 생길 수 있다. 그만큼 사전 준비를 잘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타격 훈련에선 이진영 코치를 놀라게 했다.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 공은 골라내는 타자들과 달리 문현빈이 쉼없이 좋은 타구를 날리자 "현빈이는 가리질 않는다"며 감탄했다. 또 다른 대표팀 관계자도 "현빈이는 맞히는 면이 정말 넓다. 타격 하나는 최고"라며 "송성문이 거기서 파워가 조금 더 나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긴 무명의 시간을 거쳤지만 최근 2년 KBO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로 발돋움하며 그 강렬한 임팩트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거가 된 송성문과 비교가 된다는 점만으로도 문현빈이 얼마나 빼어난 재능을 갖췄는지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문제는 외야에서 한 자리를 꿰차는 게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점이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중견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계 메이저리거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도 합류가 유력하다. 또 다른 코너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경쟁자들을 압도할 능력을 보여야 한다.
홍창기는 통산 출루율이 0.428에 달할 정도로 선구안이 뛰어나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WBC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타자이고 박해민(이상 LG)은 수비와 주루가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다. 주전이 아니라도 충분히 쓰임새가 있는 타자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주장에 이어 이번에도 야수 조장을 맡으며 더그아웃 리더로서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구자욱(삼성)과 안현민(KT)은 그해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선수들로 설명이 필요치 않은 존재다.
류지현 감독은 야수와 투수를 15명씩, 외야엔 많아야 6명까지 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명타자를 생각하는 쪽에 한 명을 더 늘린다는 계산인데,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안현민이 지명타자를 맡아 6명을 뽑는다고 하더라도 문현빈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1차 캠프에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게 주 목적이고 연습경기는 최종 엔트리 발표 후에나 이뤄지기 때문에 객관적 기준에서 후순위로 보이는 문현빈의 발탁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다만 대회를 앞두고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점에선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게 문현빈으로서도 커다란 메리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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