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강에 든다면 팬들을 초청해서 칼국수를 대접하겠다."
많은 공수표가 쏟아지는 개막 미디어데이. 마이크를 잡은 김서현(22·한화 이글스)은 가을야구, 나아가 3강 안에 들어 팬들께 대전의 상징과도 같은 칼국수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수많은 공약 가운데 특별할 거 없이 보였던 공약이었지만 1년 뒤 새삼 주목을 받게 됐다. 최고의 한해를 보낸 한화 선수단이 팬들을 초청해 공약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인근 한 칼국수 가게. 한화 선수단 18명이 시간대 별로 세 조로 나눠 팬들을 맞이했다. 400여명의 팬이 현장을 찾았고 선수단은 충분치 못했던 손님 대응 교육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앞서 진행된 예매는 단 1분 만에 매진됐다.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동시에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올 시즌 97%의 좌석점유율을 보였던 한화였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일이 서툰 선수들이기에 공약처럼 직접 칼국수를 만들어 대접하진 못했지만 서빙과 식사 후 볶음밥 제조엔 직접 나섰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씩 총 6타임에 걸쳐 서비스가 진행됐다. 한 타임에 70여명이 1시간 가량씩 식사를 했다.
구단에선 팬들을 위해 2026년도 탁상용 달력과 함께 포토카드를 마련했는데 이게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첫 조에 나선 박상원(32)은 사비를 들여 가게에서 판매 중인 참기름 50만원 어치를 구매해 현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선사했다. 그만큼 한 시즌 동안 많은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컸다.
"예전부터 이런 걸 해보고 싶었다. 재밌을 것 같다"던 이진영(29)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보이며 팬들을 특별하게 응대했다.
인상적인 시즌을 보낸 뒤 결혼식을 치른 뒤 신혼여행까지 다녀온 새 신랑 하주석(32)은 일을 마친 뒤 "캠프가기 전에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돼 좋았다. 더 가까이에서 스킨십(소통)을 할 기회가 많기에 팬들에게 좋은 시간이 되셨을 것 같다"며 "(권)광민이는 볶음밥을 기가 막히게 만들었고 (이)진영이는 특유의 미소로 팬들을 기분 좋게 해드렸다. 팬들과 소통을 잘해서 좋았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올해에도 좋은 성적을 낸 뒤 팬들과 다시 이런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힘들게 예매에 성공해 어린이 한화팬인 딸과 현장을 찾은 동혜영(39)씨는 "남편이 티켓팅에 성공해 운 좋게 올 수 있었다. 신랑 따라서 야구를 보게 됐는데 이젠 저나 아이나 모두 엄청난 한화 팬이 됐다"며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정작 칼국수는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내년에도 한다면 무조건 오고 싶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기대를 안했는데 선수들도 전문가처럼 볶음밥도 해주시고 이런 대접을 언제 받아볼까 싶다"며 "올해 꼭 가을야구 가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고 류현진 선수가 은퇴하기 전에 꼭 우승반지를 끼는 모습을 보고 싶다. 건강하게 새 시즌도 잘 치른 뒤 다시 한 번 이런 행사에서 볼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 전예은(9)양도 "칼국수가 정말 맛있고 좋았다"며 "이번에는 준우승을 했지만 2026년에는 더 잘해서 우승을 해서 선수들이 반지 끼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팬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은 한화 선수단은 오는 23일 새 시즌 준비에 나서기 위해 호주행 비행기에 오른다. 호주 1차 캠프에서 몸을 만든 뒤 다음달 18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전 훈련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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