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나선 이민성호가 4강(준결승)에서 탈락했다. 8강에서 잇따라 탈락했던 최근 두 대회보다는 한 단계 더 높이 올랐지만, 한국축구의 목표는 늘 아시아 정상이라는 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끈 한국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에서 일본에 0-1로 졌다. 한국은 3위 결정전으로 밀려나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오는 24일 오전 0시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다.
올림픽 예선을 겸한 대회는 아니었지만, 2020년 대회 이후 6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 도전에는 결국 실패했다. 심지어 결승 진출권을 놓고 다툰 일본이 한국보다 두 살 어린 21세 이하(U-21) 대표팀으로 대회에 참가했고, 그런데도 경기를 압도하지 못한 채 오히려 전반 슈팅 수에서 1-10으로 크게 밀리는 등 졸전 끝에 졌다는 점에서 충격의 크기는 더 컸다.
문제는 단순히 라이벌전 한일전 패배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 앞서 조별리그마저도 간신히 통과할 정도로 이번 대회 내내 부진한 경기력에 그쳤다. 조 최하위로 탈락한 이란을 상대로는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비겼고, 최종전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완패했다. 우즈베키스탄 역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보다 두 살 어린 팀이었다.

물론 이 나이대 주축을 이루는 유럽파 대부분 차출에 실패했고, 대회 첫 경기부터 에이스 강상윤(전북 현대)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변수들이 적지 않은 대회였다. 다만 여러 악재를 고려하더라도 대회 내내 이민성 감독의 전술적인 색채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였다. 두 살 어린 팀을 상대로도 오히려 주도권을 내준 채 잇따라 패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구나 이민성호는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전 0-4 대패나 중국전 0-2 완패 등은 이번 아시안컵 부진과 맞물려 단순한 연습경기나 친선대회 결과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더 중요한 무대들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우선 한국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통해 남자축구 4연패에 도전한다. 그나마 아시안게임은 선수들의 병역 특례가 직접적으로 걸린 데다 그만큼 유럽파 차출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도 활용해 전력도 급상승한다. 개최국 일본조차 와일드카드 없는 U-21 대표팀을 출전시킬 계획이라 한국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성은 크다. 이번처럼 아시안컵 8강에서 두 살 어린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던 황선홍호도 이듬해 열린 2022 항저우(중국)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땄다.

다만 2년 뒤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예선 통과가 문제다.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2028 AFC U-23 아시안컵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꺾었던 일본, 우즈베키스탄 U-21 대표팀이 그대로 성장해 U-23 대표팀으로 참가한다. 사상 첫 결승에 오른 중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팀들의 이 연령대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아시아에 배정된 LA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출전권은 단 두 장뿐이다. LA 올림픽 남자축구 출전국이 16개 팀에서 12개 팀 체제로 줄어들면서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 수도 줄었다. LA 올림픽 예선을 겸하게 될 2028 AFC U-23 아시안컵에서 결승에 오르는 단 두 팀이 올림픽으로 향하게 된다. 한국은 3개 대회 연속 결승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는 대회다.
한국은 지난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끝에 져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축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는 무려 40년 만의 대참사였는데, 이제는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가 2회 연속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민성호의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그 불안감은 더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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