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결국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당장 올 시즌 우승을 위해 즉시 전력감을 뽑는 게 아닌, KIA 타이거즈가 그동안 집중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153km 파이어볼러' 유망주를 선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2025시즌 신인 양수호(20)다.
한화 이글스는 29일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KIA로 이적한 김범수의 보상선수로 우완 투수 양수호를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범수와 KIA의 FA 계약은 지난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시됐다. 규정상,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공시 후 3일 이내에 보상 선수 명단을 원소속팀에 전달해야 한다. KIA는 지난 26일 25인 보호선수 명단을 넘겼다. 그리고 명단을 받은 구단은 3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했는데, 한화는 3일을 꽉 채우며 심사숙고한 끝에 양수호를 선택했다.
양수호. 아직 야구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1군 무대조차 밟지 못한 지난 시즌 처음 프로 무대에 입성한 신인이기 때문이다.
보성초(대전중구리틀)-공주중-공주고를 졸업한 양수호는 2025년 4라운드 전체 35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8000만원. 연봉은 3000만원. KIA에서 활약한 지난해 그의 등번호는 59번이었다.
아직 1군 무대 성적은 없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0을 마크했다. 총 7⅔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6볼넷 1몸에 맞는 볼 9탈삼진 4실점(4자책)의 성적을 올렸다. 피안타율은 0.231.
한화는 양수호에 관해 "지난해 최고 153㎞, 평균 148㎞의 속구 구속을 기록했다. 투구 임팩트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양수호는 KIA가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유망주 자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6월 말 KIA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트레드 어틀레틱스에 투수 3명을 파견한 적이 있다. 당시 김세일, 김정엽과 함께 양수호도 3명 중 한 명으로 포함된 자원이었다. 2024년 여름 당시 KIA가 투수 5명을 단기 연수로 진행한 이래 세 번째 파견이기도 했다. 미래를 위한 KIA의 과감한 초집중 투자였다.
당시 KIA 구단은 "29박 31일의 일정을 소화하게 될 선수단은 신체 능력 등 선수 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된 맞춤형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심재학 KIA 단장도 "지난 3월 트레드 어틀레틱스와 업무 제휴 협약을 맺은 뒤 선수단 육성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고, 이번 파견도 그 일환"이라면서 "선수들이 선진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들이 갖고 있는 잠재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단은 앞으로도 선수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 설명한 바 있다. 그리고 훈련을 무사히 마친 양수호는 귀국 후 퓨처스리그 3경기에 등판해 자신의 실력을 점검했다.
그런 양수호를 한화가 품에 안았다. 사실 올 시즌 당장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는 한화가 보강을 필요로 하는 포지션은 중견수라고 볼 수 있다. 한화는 그동안 확실하게 자리를 꿰찬 중견수 자원을 찾지 못하며 여러 자원을 실험했다. 이번 시즌 외국인 타자 페라자와 계약을 하면서, 지난 시즌 중견수로 활약했던 루이스 리베라토와 작별했다. 페라자와 문현빈은 코너 외야수가 더 적합한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이진영과 이원석, 그리고 1라운드 신인 오재원까지 중견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한화는 한승혁과 김범수를 떠나보냈기에, 불펜 자원 역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한화는 당장 필요한 중견수 그리고 불펜 자원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즉시 전력감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1군 출전 경험이 없는 지난해 신인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이유가 있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이에 대해 "양수호는 우리가 2년 전 드래프트 당시부터 관심을 갖고 유심히 봐 왔던 파이어볼러"라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보상선수로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이 성장 고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선수인 만큼, 체격 등 보완점을 개선해 나간다면 향후 김서현, 정우주와 함께 젊은 구위형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한화는 지금이 아닌, 먼 미래까지 챙기며 신중하게 이번 보상 선수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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