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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王이 되지 못한 여신' 정수빈의 통렬한 반성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고양 현장인터뷰]

'女王이 되지 못한 여신' 정수빈의 통렬한 반성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고양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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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이 1일 '웰컴저축은행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아쉽게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최강자 김가영(하나카드)을 상대로 3전 전승, 우승자를 줄줄이 꺾고 첫 결승에 올랐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정수빈(27·NH농협카드)의 생애 첫 결승이 아쉬움과 함께 막을 내렸다.


정수빈은 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026시즌 '웰컴저축은행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임경진(46·하이원리조트)에게 세트스코어 3-4(10-11, 9-11, 11-10, 11-7, 5-11, 11-5, 4-9)로 졌다.


우승자를 3명이나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핫스타' 정수빈의 기세가 상당했다. 2022~2023시즌 정식 데뷔 후 무려 3년 4개월 27일, 1245일 만에 처음 결승에 진출했으나 우승 상금 1000만원을 더한 것에 만족하며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통계학도로 대학 생활을 하던 중 취미로 당구를 시작한 정수빈은 뛰어난 재능으로 인해 학업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큐를 잡기 시작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24~2025시즌 4강에 오른 정수빈은 이번 대회에서 전어람과 이우경(SY)를 제압한 뒤 우승자 출신 김예은(웰컴저축은행), 최강자 김가영, 백민주(크라운해태)을 연달아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에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수빈이 1일 '웰컴저축은행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샷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1,2세트 앞서가는 상황에서도 쉽게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추격 당했고 결국 세트스코어 0-2로 뒤진 채 위기에 몰렸다.


3세트에도 5-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임경진이 5연속 득점하며 동점을 허용한 뒤 곧바로 2점을 달아났으나 이번엔 파울을 범해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집중력을 끌어올린 정수빈은 2점을 낸 뒤 10이닝과 11이닝 한 점씩을 더하며 드디어 한 세트를 만회했다.


4세트에서도 꾸준히 리드를 지키던 정수빈은 7-4에서 임경진이 3점을 따라붙으며 추격을 해오자 침착히 한 점을 낸 뒤 행운의 스리 뱅크샷에 이어 깔끔한 마무리로 결국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를 내준 정수빈은 6세트 연이어 빗나가는 임경진을 뒤로 하고 11이닝 행운의 득점 포함 3점을 내며 승부를 7세트로 끌고 갔지만 결국 마지막 집중력에서 더 앞선 임경진이 미소를 지었다.


경기 전 정수빈(왼쪽)과 임경진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준우승자로 시상식에 나선 정수빈은 마이크도 없이 한마디를 하겠다고 나서 "다음엔 꼭 우승하겠다"고 외쳤다. 임경진에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정수빈은 "첫 결승인데 스스로 너무 힘들고 멘탈도 무너지고 테이블도 잘 모르겠어서 좋아하는 뱅크샷도 잘 안들어갔다"며 "힘들게 7세트까지 왔는데 옆돌리기를 못쳐서 흐름이 바뀌었고 초구도 못쳐서 그랬고 너무 아쉬웠다. 이런 실수와 긴 테이블에서 못치는 걸 보완해서 다음엔 우승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수빈은 "너무 아쉬움이 크다. 긴(미끄러운) 테이블에 대한 보완을 해서 다른 경기 때는 이에 대비해 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며 "그 전까지는 이 정도로 멘탈이 이렇게 무너지거나 힘들지 않았는데 밤도 늦게 시작하고 잠도 설쳐서 그런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결승전의 중압감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아쉬움과 자책 뿐이었다. 정수빈은 "오늘 경기를 봤을 때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걸 한 번 더 느꼈다. 성장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은데 아직 확실히 우승을 할 실력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월드챔피언십과 비시즌에 준비해 다음 시즌엔 여러 차례 결승에 가겠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정수빈의 성장세에 주목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최강자 김가영을 비롯해 우승자 출신들을 줄줄이 물리쳤다. 김가영에겐 무려 3전 전승이다. 정수빈은 "저에게 운이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공 흐름도 많이 오고 수비 할 수 있는 공도 많이 왔다. 제가 더 잃을 게 없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유리했다"고 자세를 낮췄다.


스트로크를 준비하는 정수빈./사진=PBA 투어 제공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크다는 건 보완해야 할 숙제다. 정수빈은 "테이블(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경기력이 안 나오는 것 같다"며 "오늘 공이 어려웠던 것도 아니고 충분히 칠만한 공을 못쳤다. 테이블에 대한 확신이 없고 그런 면에서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숙명여대 통계학과를 다니다가 취미로 시작한 당구가 이젠 직업이 된 정수빈. 아직 이수 학점이 부족해 졸업을 하진 못했지만 후회는 없다. 그만큼 당구에 푹 빠져들었고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정수빈도 "경험이 조금씩 늘고 있고 공을 배우고 있다보니 그 부분에선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비시즌 때는 원쿠션 연습을 비롯해 밀고 끌고 하는 등 공 다루는 걸 많이 연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빼어난 외모로 인해 '당구 여신'으로 불리고 있다. 숏폼 컨텐츠로 인해 당구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얼굴이 알려지고 있다. 정수빈은 "(알아보는 분들이) 많이는 없고 가끔 있다. 당구 팬분들이 알아보신다"고 수줍어 했다.


유명세에 대한 관심보다는 어떻게든 보완해 더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정수빈은 오는 3월 열리는 왕중왕전 '월드챔피언십'에 출격한다. 짧은 준비 기간이지만 아쉬운 점을 보완해 다시 한 번 높이 비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수빈이 수구를 바라보며 샷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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