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비극은 되풀이할 수 없다. 하지만 도쿄돔에서 마주할 호주의 선수들은 더 강해진 모양새다. 예상보다 더 뛰어난 선수들을 불러 모아 류지현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WBC 조직위원회는 6일 대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에 나서는 모든 참가국의 30인 최종 로스터를 공개했다. C조에 한국과 함께 속한 호주의 로스터 역시 윤곽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 타자들을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는 KBO리그 출신 투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단연 좌완 투수 라클란 웰스(29·LG 트윈스)다. 웰스는 2026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에 도입된 '아시아 쿼터' 선수 자격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025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부상 대체 선수로 뛰며 이미 한국 야구를 경험한 그는 정교한 제구와 까다로운 궤적을 갖춘 좌완 투수다. 2025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였지만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15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호주 대표팀은 한국 타자들의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 웰스를 한국전 선발 또는 핵심 불펜으로 투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지난 2023년 대회에서도 한국을 상대로 무려 9명의 투수를 소모하는 한 박자 빠른 운영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기에 경계 대상 1호다.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친숙한 워윅 서폴드(36)도 다시 한번 호주 유니폼을 입는다. 한화 소속으로 2019시즌과 2020시즌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했던 서폴드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는다. KBO 리그 두 시즌 동안 69경기 22승 24패 평균자책점 4.16의 기록을 남겼다. 다만 베테랑에 접어들어 노쇠화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1이닝 정도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2025년 호주 리그 MVP 출신이자 2025시즌 LG의 임시 외국인 투수로 뛰었던 코엔윈(27) 역시 합류했다. 코엔윈은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04로 좋지는 않았지만, 서폴드와 마찬가지로 1~2이닝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전망이다. 이들은 한국 타자들의 성향과 KBO 리그 특유의 승부 패턴을 잘 이해하고 있어, 단기전인 WBC에서 우리 타선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투수진뿐만 아니라 야수 쪽에서도 전력이 급상승했다. 2024시즌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출신인 내야수 트래비스 바자나(24·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를 필두로 최근 울산 웨일즈 입단을 확정지은 알렉스 홀(28), KIA 타이거즈 아시아 쿼터 내야수 제러드 데일(26) 등 준수한 타자들이 라인업을 채우고 있다. 3년 전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저력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듯, 현재 호주의 전력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류지현호는 3월 9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와 격돌한다. 일본, 대만과의 혈투 이후 만나는 상대지만 체력적 부담은 물론, 한국 야구를 꿰뚫고 있는 'KBO 출신' 선수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8강 진출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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