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막바지 KIA 타이거즈에 합류, 통합 우승에 큰 힘을 보탰던 에릭 라우어(31·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연봉 조정 신청에서 패하는 차가운 현실과 마주했다. 그래도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뛰던 시절보다 무려 12배가 넘는 몸값을 받게 됐다. 분명 KIA, 그리고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밑거름으로 작용했기에 가능한 인생 역전이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캐나다 매체 TSN 스포츠 등은 12일(한국 시각) "라우어가 토론토 구단과 연봉 조정에서 패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우어 측은 2026시즌 연봉으로 575만 달러(한화 약 83억원)를 요구했다. 토론토는 400만 달러(약 53억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양측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연봉 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그리고 연봉 조정 위원회는 결국 토론토 구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라우어는 지난 2024년 8월 KIA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등 총액 35만 달러(한화 약 5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고 대체 외인으로 활약했다. 당시 KIA는 외인 투수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자, 또 다른 대체 외국인 투수인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하지만 알드레드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라우어를 영입한 것이다.
라우어는 201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데뷔한 2020년 밀워키로 트레이드되며 팀을 옮겼다. 2022시즌에는 11승 7패 평균자책점 3.69를 마크하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다만 이듬해인 2023년 5월 오른쪽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고생한 라우어는 왼팔 팔꿈치에 염증이 발견되면서 크게 흔들렸다. 2023시즌 빅리그 성적은 4승 6패 평균자책점 6.56. 이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가운데, KIA의 레이더망에 포착되며 한국 무대로 넘어왔다.
라우어는 KBO 리그 무대에서 정규시즌 7경기에 등판,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의 성적을 올렸다. 총 34⅔이닝을 던지면서 37탈삼진,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36, 피안타율 0.259의 성적을 마크했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비록 패전의 멍에를 쓰긴 했지만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결국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라우어는 동료들과 '삐끼삐끼' 춤까지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라우어와 한국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KIA와 라우어의 동행이 끝나면서, 그는 시선을 다시 미국으로 돌렸다. 그리고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2025시즌에 돌입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메이저리그로 승격한 그는 자신의 공을 마음껏 뿌리며 실력을 증명했다. 그렇게 2025시즌 라우어는 28경기(15경기 선발)에 등판해 9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8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총 104⅔이닝을 던지면서 90피안타(15피홈런) 39실점(37자책점) 2몸에 맞는 볼 26볼넷 102탈삼진, 피안타율 0.227, WHIP 1.11의 세부 성적을 거뒀다.
가을야구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했다.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는 ⅓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1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해냈다. 이어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에서는 불펜으로 2경기에 등판, 5.2이닝 동안 2피안타 5볼넷 3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라우어는 이런 활약을 인정받고 싶은 듯, 토론토가 제시한 것보다 더 높은 금액을 받고 싶어 했다. 특히 라우어는 한국에 오기 전인, 지난 2023년 507만 5000달러(73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라우어 입장에서는 이 금액을 기준점으로 삼았을 수 있다. 반면 토론토 구단은 라우어의 2025년 연봉인 220만 달러(약 31억원)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토론토가 제시한 440만 달러는 2025년 연봉 금액의 두 배나 된다. 결과적으로 그의 바람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래도 어쨌든 440만 달러를 수령, KIA 계약 당시 총액보다 12배 이상의 금액을 벌게 됐다.
MLB.com에 따르면 라우어는 지난해 6월 인터뷰를 통해 KIA 입단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고백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라우어는 "7월 거의 막바지에 KIA 구단에서 내게 찾아와 당시 12시간 안에 한국행 여부를 결정하라고 했다"면서 "당시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 중이었기에, 그 제안이 솔직히 끔찍하게(Awful) 들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의 아내 에밀리는 한국행을 고려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했고, 결과는 해피 엔딩이었다. 라우어는 "당시 당장은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과 계약은 정말 잘된 일이었다. 한국으로 넘어가 멋진 경험을 했다. 저는 토론토에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된 기분이 어떤지 안다고 말하고 다닌다. 정말 최고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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