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태극마크를 원한 한국계 빅리거가 있었나 싶다. 류지현(55)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라일리 오브라이언(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낙마와 관련해 뭉클했던 뒷이야기를 전했다.
류지현 감독은 20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첫 연습경기를 앞두고 "오브라이언이 KBO 국제팀 팀장 통해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보냈는데 오브라이언의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은 이번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기대를 받은 메이저리그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 15일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던 중 오른쪽 종아리에 통증을 느꼈고, 끝내 한국야구위원회(KBO)에도 합류 불발 소식을 알렸다.
참가하는 한국계 빅리거 중 가장 기량적으로 기대되는 선수였다. 오브라이언은 최고 시속 101마일(약 163㎞)의 강속구를 주 무기로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42경기 3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06, 48이닝 45탈삼진을 기록한 현역 빅리거 우완 파이어볼러다.
그 기대감에 류지현 감독은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당시 "오브라이언은 빅리그에서도 강력한 공을 던지는 투수다. 아직 보직을 물어보진 않았지만, 마무리 투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7회부터 9회 사이 팀이 가장 필요할 때 투입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태극마크를 향한 남다른 열망도 화제였다. 오브라이언은 미들네임을 '준영'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는 한국계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를 뒀고, 부모의 출생 국가나 국적으로도 출전할 수 있는 특수한 규정 덕분에 한국 대표팀도 갈 수 있었다.
류지현 감독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한국 대표팀 발탁에 호의적이었다. 최근에는 오브라이언이 이번 대회를 통해 가족 여행도 계획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안타깝게 했다.
이를 언급한 류지현 감독은 "몇몇 기사에도 나왔지만, 내가 알기로도 오브라이언의 가족들까지 정말 기대감이 굉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준비도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게 됐다. 다음 기회가 또 있다면 정말 한번 가보겠다고 했다는데, 그 진정성은 나와 두 번 만났을 때도 느껴졌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오브라이언의 빈자리는 2024 KBO 신인왕이자 두산 베어스 마무리 김택연(21)이 맡는다. 현시점에서 가장 준비가 잘된 선수가 김택연이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몇몇 KBO 구단 감독님들과 직접 연락했다. 그 결과 지금 가장 준비가 잘 돼 있고 컨디션이 좋은 것이 김택연이었다. (대회가 코앞인) 지금 상황은 이름값으로 뭘 할 수 있는 건 없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3월에 어떻게 끌어낼 수 있냐가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믿을 만한 불펜 투수였던 오브라이언의 낙마로 대표팀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 여기서 더 다치면 쉽지 않기에 류지현 감독은 김택연의 합류도 앞당기지 않았다.
호주 시드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두산은 20일 한국 귀국 후 22일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로 2차 캠프를 떠난다. 김택연도 두산 선수단과 똑같이 20일 한국으로 귀국한 뒤에 21일 오후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표팀이 22일 우천을 예상했던 예비일도 휴일로 돌리면서, 김택연은 하루 이상의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류지현 감독은 "더 이상 부상 선수가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20일)부터 실전에 들어가는데 대회 시작할 때까지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김택연도 비행기표 바꾸지 말고 계획대로 하라고 했다. 바쁘게 혼자 들어오는 것보다, 어차피 이동해야 하니까 편하게 쉬고 준비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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