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 올림픽 하프파이프 결선에 올랐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올림픽을 조기에 종료해야 했던 이승훈(21·한국체대)이 꿈의 무대에 대한 간절함과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승훈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12명 중 12위로 마무리했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인 이승훈은 지난 20일 예선에서 76.00점으로 전체 25명 중 10위에 올라 결선에 진출했으나 예기치 못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이날 결선 시작 전에 진행된 훈련 도중 사고가 터졌다. 이승훈은 1800도 기술을 연습하던 중 파이프 벽에 오른쪽 무릎을 충돌한 뒤 쓰러졌다.
통증이 극심했지만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1차 시기를 포기하고 치료 후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렸지만 부상이 나아지지 않으며 결국 2,3차 시기 기권을 택했고 결국 응급실로 향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단순히 올림픽 포기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승훈은 병원 검진 결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 및 외측 연골 손상, 외측 뼈 타박 등의 소견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고 완벽히 다시 돌아오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불확실한 큰 부상이다.
해외에서도 이승훈의 부상 소식을 앞다퉈 다뤘다. 특히 영국 매체 더선은 "동계 올림픽 스키 스타 이승훈이 결선 직전 연습 과정에서 '끔찍한 사고(Horror crash)'를 당해 의료진이 급파됐다"며 "코스 위에 가만히 누워 있는 이승훈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듯 보였다. 올해 21세인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승훈에겐 오래 꿈꿔 온 무대였다. 그는 "결선에 진출해 정말 기쁘다. 이 정도 수준의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이 종목에서 처음으로 결선에 오른 건 꿈이 이뤄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간절했던 무대였기에 더욱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이승훈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밀라노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이 났다. 결승 경기를 기다려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함을 표한다"며 "저는 예선 결승 당일 아침부터 열과 몸살과 싸우고 예선을 치르며 다친 오른쪽 어깨와 함께 밤에 있는 결승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연습 도중 착지 실수로 무릎이 다친 거 같아 실려나가는 일이 있었다. 그렇지만 금방 괜찮아지는 거 같았고 그렇기에 기다려주시고 기대해 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3차 런만이라도 타보려고 다시 올라갔지만 무릎의 부상 정도가 생각보다 심해서 병원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넘어지는 순간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했지만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이승훈은 "정말 꿈에 그리던 올림픽 결승 무대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걸 위해 준비했고 노력했기에 결승에선 제 전부를 보여드리려고, 보여드리고 싶었다. 제 자신에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정말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했다. 정말 후회 없이 경기하고 싶었고 준비된 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이런 안타까운 일로 제 첫 결승 무대를 보내줘야 한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너무 힘든 거 같다. 그렇지만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빠른 시간 내에 잘 받아들이고 재활 열심히 해서 다음을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마음을 다스렸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정말 선수로써도 인간적으로도 성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못하면 안 되는 게 아닌 못하는 것도 내 노력이고 경험이라는 것을 가장 크게 느끼며 배웠고 그로 인해 제 자신을 더 잘 봐주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조금 더 자랑스러운 친구 , 아들 , 지인 , 제자 그리고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운 것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승훈은 "씩씩하게 회복해보겠다. 이번 밀라노 동계 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를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12위 이승훈'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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