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를 앞두고 비즈니스석 제공 요구와 보이콧 예고 등 유례없는 처우 개선 논란에 휩싸였던 여자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경기 승리를 거뒀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이란을 3-0으로 제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 한국은 이란(68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2027 FIFA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을 향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이날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유정과 지소연이 투톱으로 나섰고, 최유리와 문은주가 좌우 날개에 배치됐다. 중원은 강채림과 정민영이 지키고 장슬기, 노진영, 고유진, 김혜리가 포백을 맡았다. 골문은 김민정이 지켰다.
경기는 초반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이란을 몰아붙였다. 전반 15분 강채림이 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몸을 날려 시도한 슈팅이 허무하게 골키퍼 품에 안기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17분에는 문은주가 오른발 침투 패스를 받아 왼발 문전 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맞으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답답하던 흐름을 깬 것은 최유리였다. 37분 최유리가 골문 인근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이란 골문 오른쪽 아래 구석을 갈랐다.
이란은 내내 끌려다녔다. 전반전 내내 한국을 상대로 단 한 번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란은 선수 세 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며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전력 차가 너무 컸다. 한국은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하며 후반 12분 이은영, 김민지, 송재은을 동시에 투입해 에너지 레벨을 높였다.
추가골은 교체 카드의 활약에서 나왔다. 14분 교체 투입된 이은영이 페널티 지역 내에서 반칙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김혜리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2-0으로 달아났다.
위기도 있었다. 후반 2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국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를 놓쳤고, 이란 모나 하무디의 헤더 슈팅이 나왔다. 다행히 공이 머리에 빗맞으며 골키퍼 김민정의 정면으로 향해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세 번째 득점까지 터졌다. 30분 고유진이 프리킥 상황에서 김혜리의 오른발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세 골 리드에도 한국은 파상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전력 열세로 평가받던 이란은 반격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를 앞두고 일부 선수들이 남자 대표팀과 동일한 비즈니스석 제공을 요구하며 보이콧까지 거론해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요구 일부를 수용해 AFC 공식 대회 본선, 아시안게임, 올림픽 본선 등 장거리 이동 시 비즈니스석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란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는 국가적 비상사태로 팀 전체가 혼란에 빠져 있다. 마르지예 자파리 이란 감독은 한국과 경기 전 공습 관련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조별리그 A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5일 필리핀, 8일 개최국 호주와 차례로 맞붙을 예정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총 12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출전하고 각 조 1, 2위와 조 3위 팀 중 상위 2개 팀이 8강에 진출한다. 4강 진출 4개 팀과 8강 탈락 팀 중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2개 팀까지 총 6개 팀이 브라질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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