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야구는 모른다. '야구 종주국' 미국이 '복병' 이탈리아에 패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도 8강에서 세계적인 강호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를 잡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제 미국은 그저 매 타석, 매 투구마다 심장을 쥐어짜는 '경우의 수'만 바라보며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결전을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
미국 야구 대표팀은 11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다이킨 파크에서 펼쳐진 이탈리아 야구 대표팀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B조 최종 4차전에서 6-8로 패했다.
6회초까지 0-8로 끌려가던 미국은 경기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2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미국은 3연승 후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패배로 마감, 3승 1패를 마크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3연승을 내달렸다. 1위는 이탈리아, 2위는 미국. 그 뒤를 이어 멕시코가 2승 1패를 거두며 3위에 자리하고 있다. 4위는 영국으로 1승 3패의 성적과 함께 탈락이 확정됐다. 5위 브라질 역시 승리 없이 4패로 탈락이 확정된 상황.
한국과 마찬가지로 B조 역시 혼돈의 카오스다. 이제 B조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맞대결, 단 1경기(멕시코 후공)만 남겨놓고 있다.
경우의 수 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만약 이탈리아가 멕시코를 꺾는다면 이탈리아가 4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가 된다. 그 뒤를 이어 미국이 3승 1패로 조 2위에 자리한다. 멕시코는 탈락한다. 여기까지는 간단하다.
반면 멕시코가 이탈리아를 제압한다면 상황이 무척 복잡해진다. 미국과 이탈리아, 멕시코가 나란히 3승 1패로 동률을 이루며 서로 물고 물리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 팀의 실점률을 따져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진짜 미국이 B조 3위로 탈락하는 경우의 수가 나오는 것이다.
미국은 이날 이탈리아전에서 8점을 내줬으며, 멕시코 상대로는 5-3 승리를 거두며 3실점을 기록했다. 18이닝 11실점(0.611)이다. 이탈리아는 미국 상대로 6실점(9이닝·0.667)을, 멕시코는 미국 상대로 5실점(8이닝·0.625)을 각각 기록했다.
결국 미국은 일단 이탈리아가 승리하길 바라야 한다.
만약 멕시코가 4득점 이하로 승리할 경우, 멕시코와 이탈리아가 올라가고 미국은 탈락한다. 예를 들어 4-3으로 멕시코가 이탈리아를 꺾을 경우, 멕시코가 후공이기 때문에 실점률은 0.470(17이닝 8실점)이 된다. 동시에 선공인 이탈리아 역시 실점률 0.588(17이닝 10실점)이 되면서 두 팀 모두 미국(0.611)을 제치고 8강에 오른다.
멕시코가 6득점 이하로 승리한다면, 멕시코와 미국이 올라가고 이탈리아가 탈락한다. 예를 들어 6-5로 멕시코가 이길 경우, 멕시코의 실점률은 0.625(17이닝 8실점), 이탈리아의 실점률은 0.667(18이닝 12실점)이 되면서 미국(0.611)과 멕시코(0.625)가 8강에 오른다.
2026 WBC 규정에 따르면 3개 이상의 팀이 동률일 경우, 먼저 동률 팀 간 경기에서 최소 실점을 수비 아웃 수로 나눈 값이 더 낮은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만약 이것까지 같을 경우에는, 최소 자책점을 수비 아웃 수로 나눈 값이 더 낮은 팀이 높은 순위가 된다. 그런데 심지어 자책점마저 동률일 경우에는 타율 순위로 순위를 정한다. 만약 타율까지 같으면 그때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INC(WBCI)가 실시하는 추첨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으로서는 멕시코와 이탈리아가 서로 최대한 많은 실점을 기록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이날 미국은 바비 위트 주니어(유격수), 거너 헨더슨(3루수), 애런 저지(우익수), 카일 슈와버(지명타자), 윌 스미스(포수), 로만 앤서니(좌익수), 폴 골드슈미트(1루수), 어니 클레멘트(2루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놀란 매클레인이었다.
이에 맞서 이탈리아는 제이콥 마시(중견수), 존 버티(2루수), 비니 파스콴티노(1루수), 도미닉 칸조네(지명타자), 잭 데젠조(3루수), 카일 틸(포수), 잭 카글리온(우익수), 샘 안토나치(유격수), 단테 노리(좌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매클레인은 2회 틸에게 솔로포, 안토니치에게 투런포를 각각 허용하며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불펜으로 나선 라이언 야브로도 카글리온에게 투런포를 내주고 말았다. 6회초에는 투수 실책과 희생플라이 폭투 등이 겹치면서 3점을 더 허용했다.
점수 차가 0-8로 크게 벌어지자 미국은 6회말 헨더슨이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이어 7회말에는 피트 크로우-암스트릉이 스리런포를 터트리며 맹추격에 나섰다. 8회말에는 앤서니가 적시타를 쳐냈다. 9회에는 크로우-암스트롱이 솔로 아치를 그리며 2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9회말 2사 1루 기회에서 저지가 삼진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한편 A조에서는 캐나다가 '강호' 푸에르토리코를 3-2로 누르고 8강 진출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과거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조던 발라조빅이 3이닝 1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로건 앨런(전 NC)이 3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실점), 브록 다익손(전 SK·롯데)이 3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각각 마크했다.
이미 푸에르토리코가 3승 1패로 8강에 선착한 상황. 나머지 한 장을 놓고 나란히 2승 1패를 올리고 있는 캐나다와 쿠바가 12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만약 캐나다가 승리할 경우, 사상 최초로 조 1위의 성적과 함께 8강에 진출한다.
아울러 D조에서는 이스라엘이 네덜란드를 6-2로 누르고 2승 2패로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한국과 맞붙을 상대가 정해지는 경기인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는 12일 조 1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오는 14일 한국(C조 2위)과 8강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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