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가 뒤죽박죽 엉켰다. 고육지책이었지만 그마저도 해답이 되진 못했다.
참사로 기록된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문제였다. 선발 문동주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6회까지 5-0으로 앞서 연패 탈출 희망이 커지던 경기였다.
7회까지도 괜찮았다. 박상원이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자 이민우를 내보냈는데 볼넷을 허용하자 다시 바꿨다. 결국 무사 만루에서 등판한 정우주가 1점을 내주면서도 병살타와 범타로 이닝을 틀어막았다.
8회부턴 사고가 터졌다. 이상규를 올렸는데 볼넷을 허용했고 좌타자 양우현을 맞아 좌투수 조동욱을 투입했는데 삼진, 유격수 뜬공으로 2아웃을 만들었는데 볼넷으로 2사 1,2루가 되자 한 템포 빠르게 마무리 김서현을 불러올렸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김서현은 8회에 볼넷 3개와 폭투 하나로 3점을 내줬고 5-4로 일반적인 세이브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8회의 안 좋았던 흐름을 끊어내지 못했다.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으로 스스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밀어내기 볼넷으로만 2점을 더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한화 벤치는 그제서야 움직였다. 황준서를 불러올려 류지혁을 7구 만에 뜬공 타구로 돌려세웠으나 역전하지 못하고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역전을 허용했지만 1점 차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경기였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불펜엔 황준서 외에도 강건우와 박준영도 남아 있었기에 황준서 등판의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한화는 15일 삼성전엔 황준서가 아닌 윌켈 에르난데스를 선발 등판시켰다. 지난 10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동안 87구를 던져 4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하며 패배를 떠안은 상황이었는데 이례적으로 나흘 휴식 후 등판하게 된 것이다.
화요일 경기에 등판하는 투수가 나흘 쉬고 일요일 경기에 등판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간혹 로테이션이 꼬일 경우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나흘 쉬고 등판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직전 경기에서 부침을 겪었던 터였는데, 이날 결국 등판하게 됐고 ⅓이닝 동안 35구를 던져 7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7실점하고 조기강판됐다. 삼성에 1회 선발 타자 전원 출루라는 KBO 역대 7번째 진기록까지 달성케 해줬다.
결국엔 황준서가 불을 끄기 위해 1회초 1사 1,2루에서 등판했고 추가 실점 없이 막아낸 뒤 3이닝을 깔끔히 틀어막았다. 전날 황준서를 쓰지 않고 선발 등판시켰다면 더 긴 이닝을 끌어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선발 로테이션이 꼬여버렸다. 16일 삼성전 선발 투수는 왕옌청. 아시아쿼터 투수임에도 현재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데, 나흘 휴식 후 등판 후에도 호투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첫 등판 이후엔 닷새를 쉬었고 3번째 등판 전에는 엿새를 쉬었다. 익숙지 않은 나흘 휴식 이후 투구에 나서게 됐다.
결국 선발 투수들이 휴식일이 다 하루씩 삭제될 상황. 김 감독은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또 다른 선발이 나올 수도 있다. 지금은 우리가 그렇게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여러 투수들이 마운드에 많이 올라올 수밖에 없고 부산에 가서는 아마 새로운 투수가 한 번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김서현이 불안감을 나타내며 뒷문에도 당분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오웬 화이트의 부상으로 인해 일시 대체 선수로 데려온 잭 쿠싱이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됐다.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해 64구를 던지며 3이닝(3실점)을 책임지며 선발 등판을 준비했는데 돌연 마무리로 나서게 된 것.
김 감독은 "원래 부산에 가서 선발 등판하기로 했는데 어제 경기를 보고 난 다음에 '아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일단 잭을 먼저 마무리로 두고 경기를 풀어가려고 한다"며 "야구는 항상 움직이니까 지금은 그렇게 해보고 만약에 더 잘 풀리면 그 다음에 생각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꼬이고 또 꼬였다. 가뜩이나 불안한 한화의 마운드에 변칙 운영은 긍정적 효과를 안겨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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