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NBA(미국 프로농구)를 풍미했던 '명장'의 말로가 참혹하다. 선수단과 끊임없는 불화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닥 리버스(65) 전 밀워키 벅스 감독이 현장 일선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강제 은퇴 선언을 했다.
미국 매스라이브 등 복수 매체들이 20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리버스 전 감독은 감독 생활을 마치기로 선언했다. 지난 14일 밀워키 벅스가 오는 2026~2027시즌까지 보장된 리버스 감독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경질 결정이 있자 고심 끝에 은퇴를 발표한 것이다. 다만 미국의 또 다른 매체 클러치 포인트가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밀워키는 우선 리버스에게 구단 자문직을 맡아달라고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리버스의 경질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 13일 밀워키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서 106-126으로 대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이번 시즌 밀워키의 최종 성적은 32승 50패, 승률은 4할에 미치지 못하는 0.390에 그쳤다. 당연히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24년 1월 '소방수'로 투입될 당시만 해도 리버스를 향한 기대치는 높았다. 하지만 그는 밀워키 재임 기간 97승 103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고, 두 차례 진출한 플레이오프에서도 모두 1라운드 탈락하며 '승부사'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했다.
단순한 성적 부진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라커룸 내 '독재적 리더십'이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리버스는 선수들을 격려하기보다 깎아내리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카일 쿠즈마(31)의 실책 영상을 동료들 앞에서 강제로 시청하게 하며 인격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내뱉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팀의 기둥인 야니스 아데토쿤보(32)와의 갈등은 결정타였다. 트레이드 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시작된 둘의 관계는 시즌 후반 부상 복귀 시점을 놓고 정면충돌하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ESPN 소속 샴스 카라니아 기자는 "리버스가 지난 4월초 선수들에게 '내 경력을 구글링해봐라. 나는 늘 약팀을 챔피언십으로 이끌었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폭로했다. 이는 선수들의 신뢰를 완전히 저버리는 계기가 됐다.
보스턴 셀틱스, LA 클리퍼스 등을 거친 리버스는 역대 정규시즌 승수 6위, 플레이오프 승수 4위에 빛나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지도자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지켜본 현지 팬들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복수의 기자들은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의 농구 기자 아담 셰인은 "리버스는 지난 40년 동안 북미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코치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자격조차 없다. 경험해보면 안다"고 일갈했다.
메이저리그 현장을 주로 취재하는 뉴욕 포스트 소속 존 헤이먼 기자 역시 리버스에 대해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데 훌륭한 아첨꾼이었다. 말솜씨만 앞세워 좋은 직업을 얻어 왔다. 마침내 실체가 알려져서 다행"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아데토쿤보라는 '에이스'를 보유하고도 '포스트시즌 구경꾼'으로 전락한 밀워키는 이제 리버스가 남긴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2019년 6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멤피스 감독을 지냈던 테일러 젠킨스(42)와 이미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때 2008년 보스턴 소속으로 우승 반지를 끼며 리그를 호령했던 '명장' 닥 리버스. 그러나 선수에 대한 모욕과 스타 플레이어와의 기싸움, 그리고 최악의 성적표를 남긴 채 떠나는 그의 마지막 뒷모습에는 '전설'이라는 수식어 대신 '과대평가의 표본'이라는 오명만 남게 됐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