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고 기던 선수들도 2년차만 되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소포모어(2년차) 징크스'라는 표현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송승기(24·LG 트윈스)에겐 전혀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송승기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8구를 던져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앞서 3경기에서 15⅓이닝 동안 단 1실점만 기록했던 송승기는 이날 1점을 내줬지만 5이닝을 막아내며 평균자책점(ERA) 0.89를 기록했고 규정이닝까지 채우며 KT 위즈의 케일럽 보쉴리(0.78)과 함께 리그 내 유이한 '0점대 ERA'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송승기는 첫 두 시즌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착실히 선발 경험을 쌓으며 몰라보게 성장했다.
지난해 신인 자격으로 무려 11승(6패), ERA 3.50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송승기는 이후 국가대표에도 선발될 만큼 리그를 대표하는 좌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으나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킨 송승기는 올 시즌 초반부터 그 설움을 털어내듯 괴물 같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사실상 2번째 시즌이지만 송승기는 한층 발전된 기량으로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와 첫 경기에서 4⅓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5회를 마치지 못했던 송승기는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첫 승을 따냈고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6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투구를 기록했다.
이날 쌀쌀한 날씨 속에 등판한 송승기는 1회와 2회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시작했지만 이후 타자들을 간단히 잡아내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4회 위기도 잘 버텼다.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송승기는 채은성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고 오지환의 포구 실책까지 나오는 등 1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김태연을 유격수 땅볼, 최재훈을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가 아쉬웠다. 심우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희생번트 이후 요나단 페라자를 상대로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냈는데 이후 문현빈에게 3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추가 실점 위기에선 강백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5-1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 요건을 안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를 기록했고 38구를 뿌렸다. 슬라이더는 26구, 체인지업 13구, 커브와 포크볼도 각각 6구와 5구씩 던지면서 한화 타자들을 제압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7%(59/88)였다.
세부 지표도 뛰어나다. 볼넷은 단 5개에 불과한 반면 탈삼진은 16개. 9이닝당 볼넷 비율은 2.21개, 볼넷 대비 삼진 비율(KK/BB)도 3.20으로 LG 선발진 중 가장 빼어나다. 피안타율은 0.208,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89도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다.
요니 치리노스와 임찬규가 다소 불안한 가운데 앤더스 톨허스트와 아시아쿼터 라클란 웰스가 잘 버텨주고 있지만 송승기를 빼놓고 LG의 고공행진을 설명할 수 없다. 염경엽 감독이 미소지을 수 있는 커다란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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