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우완 투수' 오석주(28)가 프로 입단 10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라 인생투를 펼쳤다. 팀의 선발 로테이션 붕괴라는 위기 상황에서 거둔 값진 호투였다.
오석주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차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3피안타 6탈삼진 4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비록 승리 투수 요건은 채우지 못했지만, 설종진(53) 키움 감독의 극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사실 오석주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LG에 입단했다. 현재 국가대표 좌완 선발 손주영(28)과 함께 지명을 받아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LG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2023년까지 1군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2024시즌을 앞두고 열린 2차 드래프트 보호명단에서 제외됐고, 결국 2라운드에서 키움의 호명을 받아 이적하게 됐다.
하지만 키움 이적 직후 2024시즌 평균자책점 11.12로 고전하며 '실패한 영입'이 되는 듯했으나, 지난 시즌 오석주는 키움 불펜 핵심으로 떠올라 53경기에서 2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하며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 팀의 선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생애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설종진(53) 키움 감독 역시 경기를 앞두고 "불펜으로 주로 1~2이닝을 던지던 선수라 3이닝에서 4이닝 정도만 잘 던져주면 본인의 역할을 잘 해주는 것이다. 최대 3이닝만 해도 충분하다"고 했다.
이날 자신의 프로 102번째 경기이자, 2017시즌 프로 입단 후 첫 선발 등판에 나섰지만 오석주는 떨지 않았다. 출발부터 깔끔했다. 1회초 김주원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오영수와 박민우까지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를 잡아냈다.
오석주의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2회 2사 후 이우성에게 2루타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김형준을 시속 139km 짜리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3회 역시 실책과 도루가 겹쳐 2사 1, 3루에 몰렸으나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1사 1, 3루 상황에서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뒤이어 등판한 원종현이 승계 주자 한 명만을 불러들이며 오석주의 자책점은 1점이 됐다. 키움은 1-1로 맞선 7회말 임지열의 결승타을 앞세워 경기를 잡아냈다.
경기 직후 오석주는 생애 첫 프로 무대 선발 등판에 대해 "선발 마운드가 처음이라 경기 중에는 긴장이 많이 됐다. 꿈꾸던 순간이기도 했지만, 불펜에서 던질 때와 똑같은 생각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마운드 위에서는 힘들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막상 내려와서 보니 선발 로테이션을 매번 도는 팀 동료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며 몸을 낮췄다.
비록 아웃카운트 2개가 모자라 데뷔 첫 선발승은 놓쳤지만, 오석주는 의연했다. "선발승에 욕심은 없었다. 한 타자 한 타자에 집중한 것이 팀의 연승으로 이어져 기쁘다. 올 시즌 내내 1군에서 팀 승리를 위해 공을 던지고 싶다"는 각오까지 덧붙였다.
경기를 마친 뒤 설종진 감독 역시 "오석주가 씩씩하게 던지며 위기마다 삼진을 잡아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승리의 일등 공신"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2023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3억을 투자해 영입한 오석주라는 '2라운드 복권'은 이제 키움의 확실한 당첨 번호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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