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권만 되면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무서운 신인이 있다. KT 위즈 이강민(19)이 그 주인공이다.
이강민은 송호초-안산중앙중-유신고 졸업 후 2026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KT에 입단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신재인(19·NC 다이노스), 오재원(19·한화 이글스)과 함께 두각을 드러내 공식 경기에 투입됐다.
가장 큰 강점은 KBO 대표 유격수 박진만(50) 감독을 연상케 하는 수비로 여겨졌다. 타구 판단과 상황 판단이 빠른데다 안정적인 핸들링으로 보는 사람이 편안하게 하는 수비가 높게 평가받았다. 타격에서도 3학년 들어 부쩍 기량이 성장했는데 3학년 시절에는 유신고 4번타자로서 활약했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지명 후 스타뉴스에 "사실 (이)강민이는 고등학교 때 신재인과 오재원에게 조금 가려진 면이 있다. 하지만 늘 4번 타자로서 결정적일 때 타점을 올린 건 강민이었다. 체구에 비해 몸이 탄탄하고 힘이 있어서 체중을 실을 줄 안다"고 말한 바 있다.
프로에 와서도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안정적인 수비로 프로가 된 후 처음 참가한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합격 도장을 받았다. 올해 1군 개막 엔트리에도 들어 22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모든 경기에 출장 중이다. 기대 이상의 모습이라면 타격이다. 22경기 타율 0.250(72타수 18안타), 11타점 7득점, 출루율 0.276 장타율 0.264를 기록 중인데 고졸 신인 우타자의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다.
특히 유신고 클린업 시절 경험과 작은 체구에도 힘을 실을 줄 아는 타격 메커니즘은 득점권에서 빛을 발했다. 이강민은 주자가 없을 때 타율 0.118로 부진하지만, 득점권만 되면 타율 4할(20타수 8안타)로 돌변한다. 주자만 있으면 타율 0.368에 만루에서는 타율이 무려 5할이다.

22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민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이강민은 "득점권에서 집중이 된다기보단 우연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으면서 "고3 때 주자가 있으면 항상 부담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때 경험으로 지금은 더 편하게 하는 것 같긴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내게 상대 투수분들이 계속 변화구를 던진다. 나도 그걸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계속 안 맞길래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맞힌 타구가 야수가 없는 쪽으로 가서 인플레이가 돼 좋았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유격수이자 유신고 선배 김주원(24·NC)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김주원은 구단 연고 지역 창원 고교 선수들뿐 아니라 유신고 후배들에게도 알뜰살뜰 조언을 해주는 선수로 후배들에게 인망이 높다. 홍석무 유신고 감독도 "(신)재인이가 (김)주원이 덕분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귀띔할 정도.
김주원의 멘토링은 330㎞ 너머(창원NC파크-수원KT위즈파크 간 거리)의 이강민에게도 닿았다. 이강민은 "(김)주원이 형한테 주자가 있을 때 어떻게 쳐야 하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주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자가 서 있는 것도 하나의 풍경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그렇게 (주자가 없을 때와) 똑같이 치면 된다고 해서 실천 중인데, 주자가 손 흔들며 홈으로 들어올 때 기분이 참 좋다"고 활짝 웃었다.
이강철(60) 감독 포함 KT 코치진, 선배들의 믿음도 19세 신인을 무럭무럭 자라게 한다. 이강철 감독은 "(이)강민이가 시즌 초반에 원아웃 만루 풀카운트인데 하이 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적이 있다. 신인이 그러기 쉽지 않다. 그거 보고 '아 얘는 다르구나' 느꼈다" 그러면서 "(이)강민이는 찬스에서도 얼굴이 안 변한다. 오히려 찬스에서 빼면 서운해한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강한 애가 있다. 예전에 김하성도 그랬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강민은 "서운한 거 없다. 그냥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드린 것이 그렇게 보인 것 같다"고 멋쩍어하면서 "감독님이 체력적인 부분에나 항상 나를 챙겨주려고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형들도 항상 우리가 막아줄 테니 마음 편히 하라고 해주신다. 난 그럴 때마다 투수 형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커서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탓에 이강민의 유니폼은 항상 경기 후엔 흙투성이다. 깨끗한 유니폼은 관중석에서 오히려 더 많이 보인다. 이강민은 "내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을 보면 많이 사주시는 것 같은데 아직도 잘 안 믿긴다. 그래도 볼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기분 좋다"고 미소 지었다.
KT 형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이강민은 꼬마 혹은 두더지로 불린다. 그뿐 아니라 3루 코치에게 작전을 들을 때마다 집중하는 이강민의 눈빛은 경기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이강민은 "나도 영상 보고 저렇게 째려보고 있었는지 몰라 놀랐다. 사인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한 것이다"라며 "정말 사인 미스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계속 눈을 안 떼고 보려는 것이었다"고 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한 번씩 꼬마라고 불러주시는 데 기분 좋다. 형들은 이름보다 두더지라고 많이 불러주신다. 두더지 닮았다고 하시는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귀여운 별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갈수록 늘어가는 유명세에도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 이강민은 풀타임 시즌 각오에 "쉴 때는 잘 쉬는 데 집중하면서 한번 부딪혀 보려 한다. 실수도 배움으로 받아들이고 끝내려 한다. 실책하면 '한 번 더 와라'하는 마인드다. 고등학교 때도 감독님이 실수 다음 플레이를 항상 강조하셨다. 실수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털어내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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