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KIA 타이거즈 김도영(23)이 맹활약할 때 '도니살'이라는 말이 크게 유행했다. "도영아 니 땀시 살어야"의 줄임말이다.
NC 다이노스에는 '엔구행'이 있다. "엔씨는 구창모 덕분에 행복해요"라는 의미다. 포털 사이트 뉴스를 '오래된 순'으로 검색하니 2020년께부터 '엔구행'이 등장한다. '도니살'보다 앞서 나온 셈이다.
다이노스 팬들에게 구창모(29)는 그런 선수다.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돼 입단 초기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투수. 그러나 불행히도 잦은 부상으로 지난해까지 11년간 규정이닝(144)을 채운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러기에 팬들의 안타까움과 애정은 더욱 커졌다.
올해는 다르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시작해 '건강한 구창모'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도 그랬다. 전날까지 팀은 최근 13경기에서 2승 11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경기 전 만난 이호준(50) NC 감독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그는 "팀 분위기가 처지지는 않았다. 선수들이 더 뭉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구)창모가 던지고, 또 이기고 그러면 굉장히 희망적이다"라고 에이스의 선발 등판에 기대를 나타냈다.
사령탑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구창모는 6이닝을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며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투구수 86개 중 직구를 57개(66.3%)나 던지며 자신 있게 승부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5㎞였다.
에이스의 호투에 타자들도 힘을 냈다. 전날 영패를 당하는 등 최근 6경기에서 11득점에 그쳤던 NC 타선은 15안타를 폭발하며 12-2 대승을 이뤄냈다.

구창모는 올 시즌 5경기에 나서 3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28⅓이닝 동안 8실점, 평균자책점은 2.54. 다승은 공동 2위, 평균자책점은 9위다.
2022시즌을 마치고 6+1년 최대 13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그는 개인보다 '팀 행복'을 앞세웠다. 구창모는 승리 후 구단을 통해 "경기 전부터 연패를 끊겠다는 생각 하나로 모든 준비 과정에 집중했다"며 "1회부터 타선에서 점수를 만들어주면서 마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승부할 수 있었다. 특히 (포수) 김형준 선수의 리드 덕에 좋은 템포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투수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라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팀이 만들어준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엔구행'은 NC 팬들뿐 아니라 구창모 자신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 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탈하지 않고 시즌 끝까지 함께한다면 엔구행이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함께하고 있는데 팬분들한테 사라지지 않고 끝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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