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3년 전만 해도 강등을 걱정하던 팀이 이제 2년 연속 아시아 무대를 바라본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가 또 한 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프로축구연맹은 6일 "AFC는 지난 달 집행위원회를 통해 2026~2027 ACLE 본선 참가 규모를 24개 팀에서 32개 팀으로 확대했다. AFC 클럽 대회 순위에 따라 국가별 출전권 재분배 방식을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연맹에 따르면 K리그는 최대 5장의 AFC 주관 클럽 대항전 출전권을 받게 됐다. 이 가운데 3장은 ACLE 본선 직행권이고, 1장은 ACLE 플레이오프 출전권이다. 남은 1개 팀은 차상위 대회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2) 본선에 참가한다.
이로써 2025시즌 K리그1 및 코리아컵 우승팀 전북현대를 비롯해 2위 대전하나시티즌, 4위 포항 스틸러스가 ACLE 본선에 직행한다. 3위 김천 상무는 군 팀 특성상 AFC 클럽 라이선스 대상에서 제외돼 차순위 팀으로 출전권이 승계됐다. 덕분에 5위 강원이 ACL2 대신 ACLE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ACL2는 6위 FC서울의 몫이 됐다.
플레이오프만 통과한다면 강원은 아시아 최상위 무대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 강원은 오는 8월 11일 홈에서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강원은 지난 2024시즌 윤정환 감독(현 인천유나이티드)의 지도력과 '슈퍼루키' 양민혁(토트넘)의 활약을 앞세워 깜짝 2위를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첫 ACLE 진출권을 획득했다. 2023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어렵게 K리그1에 잔류한 강원의 상황과는 180도 달랐다.
2025시즌 강원의 돌풍은 계속됐다. 수석코치였던 정경호 감독이 정식 지휘봉을 잡았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도 중상위권 싸움을 유지했다. 시즌 중반에는 김대원, 서민우 등이 전역하면서 팀 전력이 한층 두터워졌다. 공격수 모재현도 성공적인 영입으로 평가받을 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강원은 또 한 번 예상을 깨고 리그 5위에 올랐다.
2025~2026 ACLE에서도 강원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16강에서 '대회 준우승팀' 마치다 젤비아를 만나 아쉽게 탈락했지만, 대등한 경기력을 펼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 역시 강원은 순항 중이다. 4승5무3패(승점 17)로 리그 4위에 위치했다. 시즌 출발이 불안했으나 최근 7경기에서 4승2무1패를 기록, 순식간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야말로 엄청난 상승세다. 이제 강원의 높은 순위를 두고 '돌풍'이라고 말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강원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강팀으로 '대변신'했다.
후반기에 치러지는 ACLE 일정이 K리그1 순위 경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마냥 손해만 보는 대회도 아니다.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어린 선수들도 리그와 달리 더 많은 출전시간을 받을 수 있다. 또 정경호 감독의 색깔이 얼마나 더 녹아들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경호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지시하고 있다.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다. 앞서 정경호 감독은 "ACLE 결승에 진출한 젤비아 등 좋은 팀들을 보면 굉장히 에너지 레벨이 높고 공수 전환이 빠르다. 우리도 따라가려고 한다"면서 "선수들도 수비하는 걸 재미있어 한다. 이전에는 수비하라고 하면 불편하고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압박하고 뺏어내고 재차 공격하는 수비 방식에 즐거워하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도파민이 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경호 감독의 강한 압박 전술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통한다면, 강원은 성적 그 이상의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수확할 수 있다. 강원 핵심 이기혁도 "팀 색깔이 에너지레벨에 맞춰지면서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다"면서 "다른 팀들도 우리의 파훼법을 아직 못 찾은 것 같다. 강한 압박으로 경기를 시작하면 상대 선수들이 많이 당황하는 것을 보고,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도 즐거움을 느낀다. 조금 더 뛸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 같다. 팀 색깔이 확실하게 정해지면서 즐기면서 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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