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논리와 막대한 기금이 투입된 거창한 명분도 그라운드 위 승부욕 앞에서는 무색해 보인다. 통일부가 남북협력기금 약 3억 원을 지원하며 민간단체 주도로 3000여 명 규모의 공동응원단까지 조직했지만, 정작 경기를 치르는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 모두 이러한 외부적인 움직임에는 철저히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축구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 단판 승부를 하루 앞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각각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맞대결은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 원)가 걸린 치열한 승부의 세계이자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명예를 둔 진검승부다.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 안팎은 통일부의 3억 원 지원으로 결성된 대규모 공동응원단 배치, 숙소 배정을 둘러싼 잡음과 동선 분리 등으로 인해 스포츠 본연의 가치보다 정치적 해석이 앞선다는 지적과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지며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수원FC 위민은 안방임에도 원정팀에게 숙소를 양보하는 등 개최지 이점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양 팀은 이러한 외부의 시선과 환경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후 기자회견에 나선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은 "축구 외적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내고향에 관심이 많이 쏠려 있는 게 사실이지만 선수단에는 개의치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했다"며 "공동응원단이든 서포터즈든 수원FC 위민을 응원해 줄 것이다. 오직 경기에 집중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주장 지소연 역시 외부 잡음보다는 경기 자체에 몰두했다. 지소연은 "한국에서 4강전을 치르게 될 수 있어 기쁘다. 내일 경기만 집중하고 싶다"며 "상대가 북한 팀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관심만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베테랑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오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북한 내고향의 리유일 감독도 경기 외적인 질문에는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냉정함을 보였다. 공동응원단과 관련된 물음이 나오자 리유일 감독은 "앞으로도 이런 질문이 나올지는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내비친 뒤, "우리는 오로지 경기를 치르기 위해 왔다. 경기만 집중하겠다. 응원단 문제는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단호히 잘라 말했다.
내고향의 주장 김경영 역시 오직 피치 위의 승부만을 바라봤다. 김경영은 "인민들과 부모 형제의 믿음에 화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굳은 결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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