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염경엽(58) 감독이 인정한 LG 트윈스 최고 강심장다웠다. 만루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김진수(28)가 오히려 자책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LG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5-2로 승리했다.
승부처는 LG가 4-2로 앞선 8회초였다. 구원 등판한 필승조 김진성은 첫 타자 임병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최주환과 김웅빈에게 연거푸 직구를 얻어맞아 위기에 놓였다. 박주홍에게 6연속 포크로 헛스윙을 유도하려던 전략조차 실패해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LG는 수비 강화를 위해 3루수 이영빈을 빼고 2루수 신민재를 투입했다. 마운드에는 김진성 대신 김진수를 넣는 승부수를 띄웠고, 교체 카드는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진수는 전태현에게 주 무기 포크를 연거푸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2구째 포크에 전태현의 방망이가 걸렸고 타구는 김진수 앞으로 향했다. 이때 김진수는 홈으로 던져 3루 주자를 먼저 아웃시켰다. 뒤이어 오선진에게도 떨어지는 바깥쪽 슬라이더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실점 없이 8회를 끝냈다. 이후 키움이 9회 등판한 손주영에게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하며 LG는 승리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가장 위기였던 8회 1사 만루에서 김진수가 위기를 막아주면서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해줬다"고 특별히 언급했다. 김진수 역시 만루 상황에서의 등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최대한 막아보자는 생각뿐이었다"라며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령탑이 눈여겨본 남다른 배짱이 제대로 통한 경기였다. 김진수는 군산상고-중앙대 졸업 후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입단한 우완 투수. 프로 6년 차인 올해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기회를 얻었다. 직구 구속은 빠르진 않지만, 이닝 소화 능력과 흔들림 없는 마음가짐으로 전천후 불펜으로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내가 (김)진수 스타일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지난해부터 캠프에 데려간 것이 마운드에서 모습이 우리 중간 투수 중에서는 최고"라고 칭찬했다. 이어 "진수 평균 직구 구속이 보통 시속 144㎞ 정도다. 시속 148㎞는 어쩌다 한 번이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당당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히려 병살로 이닝을 끝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전태현을 땅볼 아웃 처리할 당시, 김진수의 송구는 다소 바깥쪽으로 향했다. 그 탓에 공을 받은 박동원이 1루로 송구하는 것이 살짝 늦어 병살은 되지 못했었다.
이때를 떠올린 김진수는 "병살로 연결하지 못해 정말 아쉬웠다. 코치님들도 정말 열심히 도와주시는 부분인데, 그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래도 이겨내고 막아서 정말 좋았다"고 자책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중요한 순간에 올라가서 막으면 좋겠다. 하지만 오늘처럼 어느 상황이든 내게 주어지는 기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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