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팀에서 보내주면 악을 쓰고 던지니까... 앞으로는 다 묶어버려야겠어."
이강철(60) KT 위즈 감독은 지난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농담조로 이렇게 말했다. 다음 날(27일) 두산 선발투수가 벤자민(33)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벤자민은 2022~2024년 3시즌 동안 KT에서 31승을 올린 뒤 지난 4월 두산 플렉센(32)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 무대를 다시 밟았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34·키움 히어로즈)도 평소 (시속) 150㎞ 던지다가 우리와 만나면 갑자기 157, 158㎞ 막 던지고... 우리한테 맞으면 엄청 화를 낸다고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우리한테서 나간 뒤 다시 잘 오고 돈도 많이 벌고 하니 좋은 일"이라고 덕담도 잊지 않았다. 알칸타라 역시 2019년 KT에서 KBO 경력을 시작한 뒤 두산(2020, 2023~2024년)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키움에서 뛰고 있다.

그러고 맞이한 27일 잠실 두산-KT전. 벤자민은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특히 2회초 힐리어드와 장성우에게 안타를 내준 뒤 나머지 5이닝을 무안타로 봉쇄했다. KT는 이날 단 3안타에 그치며 0-5로 완패했다.
경기 후 만난 벤자민은 KT를 처음 상대한 소감을 묻자 "좋고 안 좋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한 뒤 "너무 걱정하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다. 감정 컨트롤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 소속팀 타자들을 상대하니 이상하기는 했다. 몇 년 전 스프링캠프 때 청백전 등을 통해 경기를 해봤지만,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며 "그러나 팀원들의 변화가 있었고 좋은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해 던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제(26일) KT 쪽을 찾아갔으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KT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며 "그냥 몇몇 선수들만 보고 인사하고 나왔는데, 내일(28일) 다시 가볼 생각"이라고 친정팀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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