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엘린이(LG 트윈스+어린이)' 출신 문정빈(23)이 천금 같은 기회에 이를 악물었다.
문정빈은 가동초-잠신중-서울고 졸업 후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77순위에 LG에 입단한 우투우타 내야수다. 서울고 시절 4번타자와 주장을 역임했지만, 입단 후 몇 년은 문승훈(60) KBO 심판위원의 아들로 더 잘 알려졌다.
제대 후 2024년 퓨처스 28경기 타율 0.489, 6홈런 23타점 장타율 0.840으로 막판 임팩트를 뽐내며 거포 유망주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1군 21경기 33타석 출전에 그쳤고 올해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묵묵히 훈련하던 그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문보경, 문성주의 잇따른 이탈로 기회가 생겼고 콜업 첫 경기부터 2루타를 작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활약이 꽤 놀랍다. 콜업 3경기 만에 홈런을 치더니, 27~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활약은 대단했다.
문정빈은 27일 7회초 2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와 좌완 홍민기의 직구를 통타해 우익선상 2타점 적시 3루타를 만들었다. 28일 경기에서는 LG가 2-5로 지고 있던 6회초 1사 2, 3루에서 김진욱의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무려 타구 속도 시속 170.2㎞의 비거리 130m 대형 홈런이었다.
치기 쉽지 않은 공을 맞자마자 직감할 수 있는 대형 타구로 연결하는 괴력에 팬들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29일 잠실 KIA전에는 5타수 무안타 침묵에도, 여전히 장타율 0.621 OPS(출루율+장타율) 0.974)를 마크했다.

2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문정빈은 최근 타격의 비결로 "좋은 투수들을 만나 빠른 카운트에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타석에서 별 생각하지 않고 투수와 경기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밝혔다.
최근 LG 염경엽 감독이 주전 1루수 오스틴 딘(33)에게 자주 지명타자를 맡기면서 문정빈의 역할도 늘어났다. 이에 문정빈은 "나는 할 수 있다, 무조건 해낸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간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그거에 대한 성공은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선배들도 타석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다음 타석에 집중하도록 했다. 확실히 지난해보단 좋아진 게 느껴진다. 예전처럼 급하게 치려고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공만 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문정빈은 29일 잠실 KIA전에서는 타석에서 침묵했다. 그러나 오스틴에 빙의한 듯한 안정적인 1루 수비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3회초 1사에서 박재현이 친 땅볼 타구는 강한 바운드와 함께 1루로 향했다. 이때 문정빈은 다리를 쭉 찢어 공을 건져냈다. 4회초 김도영 타석에서도 다리를 쭉 벌려 오지환이 보낸 강한 땅발 타구를 낚아챘다.
이처럼 문정빈이 1루 수비도 곧잘 소화해주면서 LG는 오스틴에게도 휴식을 줄 수 있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오스틴의 잦은 지명타자 출전 이유로 체력 안배를 꼽은 바 있다. 첫 풀타임 시즌 도전인 만큼 슬럼프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제 막 꽃피우는 유망주에게 안 되는 건 없다.
문정빈은 "우리 팀에는 워낙 좋은 기량의 선배님이 많다. 그래서 보는 것만으로도 성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같이 뛰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라며 "안 되는 날이면 연습을 많이 하려 한다. 될 때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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