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민재(27·롯데 자이언츠)가 커리어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젠 롯데의 거포 유격수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은 표현이 됐다.
전민재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6회초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롯데가 0-1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루에서 타석에 오른 전민재는 볼카운트 2-1로 불리한 상황에서 시속 144㎞ 높은 직구를 강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8번째 홈런이자 전날 만루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 19일과 21일 한화전, 22일 삼성전 데뷔 첫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커리어 두 번째 기록이다.
통산 장타율이 3할 중반대에 불과하고 지난해까지 7시즌을 뛰며 통산 7홈런에 그쳤던 '소총수'였던 전민재지만 올 시즌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63경기에서 8개의 아치를 그렸다. 타선의 힘이 약한 롯데에서 레이예스(10홈런) 다음으로 많은 홈런을 터뜨렸다.

2024년 11월 정철원과 함께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롯데에선 김민석과 추재현, 최우인을 넘겨줬는데 시선은 사실상 정철원과 김민석의 1대1 트레이드 같은 인상을 줬지만 전민재의 임팩트는 정철원, 김민석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101경기에서 타율 0.287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홈런도 데뷔 후 최다인 5개를 날렸는데 올해는 벌써 최다 기록을 썼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전민재의 홈런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좋은 포인트에 맞아서 넘어가는 것이다. 확실한 비결을 알 수 있다면 다들 30개씩 칠 것"이라면서 "저러다 욕심을 내면 망가질 수 있지만 전민재는 스윙이 간결하게 잘 나온다. (의식적으로) 큰 스윙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이날도 전민재는 깔끔한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타격 직후 홈런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직감한 듯 고개를 떨구기도 했지만 타구는 높게 점프한 김재환의 글러브를 넘어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9회말 1사 3루에서도 수비가 빛났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를 전진시키며 승부수를 뒀는데 전민재가 정준재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냈다. 타자주자를 잡아내기엔 타이밍이 늦었지만 3루 주자를 묶어둘 수 있었고 그 덕에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며 결국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공수에서 모두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전민재는 "최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 순간 아쉬움을 나타냈다. 완벽한 정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힘이 잘 실리다보니 다시 한 번 홈런을 터뜨릴 수 있었다. "변화구를 생각하면서 존을 높게 봤는데 직구가 왔다"며 "순간적으로 짧게 회전을 했는데 타이밍이 조금 늦긴 해서 안 넘어갈 줄 알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놀랐다"고 말했다.
자신감도 끌어올렸다. "계속 출전을 하면서 타석에서 작아지지 않고 스윙을 할 수 있는 덕에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은 것 같다.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임하는 것들이 좋은 결과들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당당히 전했다.
이젠 거포 유격수라는 말이 과장된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은 시간문제이고 20홈런 유격수에 대한 꿈도 부풀고 있다. 이날 3안타를 날리며 타율도 0.283, OPS도 0.775까지 끌어올린 전민재의 가치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예고하며 스스로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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