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도 감탄한 역대급 인성이다. 한국 농구의 에이스 이현중(26)이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을 앞두고도 모교 삼일고 후배들을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삼일고 시절 이현중을 지도했던 스승도 "이런 선수가 있나 싶을 정도"라며 제자의 인성과 태도에 감탄했다.
정승원(42) 삼일고 코치는 18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모교 후배들을 챙긴 이현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앞서 삼일고는 지난 16일 화성종합경기타운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농구 남고부 경기도 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안양고를 66-64로 꺾었다. 이로써 삼일고는 3년 연속 경기도 대표로 전국체전에 나서게 됐다.
쉽지 않은 승리였다. 정승원 코치는 "올해 안양고 선수들이 좋다"며 "이번 경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접전 상황에서 선수들이 안 된다는 생각 없이 끝까지 잘해줬다"고 돌아봤다.
관중석에는 삼일고 후배들을 위해 뜨겁게 응원을 보내는 선배들이 있었다. 수원매산초-삼일중-삼일고 출신 이현중도 그중 한 명이었다. 올여름 이현중은 명문팀 샌안토니오 스퍼스 유니폼을 입고 NBA 서머리그에 도전한다. 앞서 두 차례 서머리그에 참가했지만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현중에게 이번 도전은 더욱 중요하다. 샌안토니오가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분위기도 다르다. 이현중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빅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NBA 서머리그 참가를 위한 미국 출국일은 오는 25일이다. 하지만 이현중은 바쁜 일정에도 삼일고 경기를 직접 찾으며 남다른 후배 사랑을 보였다. 정승원 코치는 "현중이가 경기 이틀 전에도 와서 선수들을 격려했고, 결승전도 응원을 가겠다고 했다. 경기 당일에도 일부러 일찍 와서 후배들을 응원해주더라. 아무래도 지금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보니 선수들도 힘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이현중의 후배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가의 유명 브랜드 농구화도 선물하고 있다. 삼일고뿐 아니라 이현중이 나온 수원매산초, 삼일중 후배들에게도 농구화를 전달했다. 정승원 코치는 "현중이가 거의 매년 후배들을 위해 선물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원 코치는 이현중의 바른 인성과 됨됨이를 일찍이 알아봤다. 그는 "어린 친구답지 않은 인성"이라며 이현중의 고교 시절을 떠올렸다.
이현중은 이른바 '농구 수저'다. 그의 어머니는 1984 LA 올림픽 은메달 주역이자 여자프로농구 전설인 성정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다. 아버지는 이윤환 삼일상고 감독이다. 현재 한국중고농구연맹 부회장도 맡고 있다.
정승원 코치는 "이윤환 감독님은 제 스승님이기도 하고, 삼일고에서는 상징적인 분이시다. 하지만 현중이는 그런 부분을 티 한 번 낸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이런 선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성이 훌륭했다. 운동하는 태도와 노력하는 강도도 뛰어났다. 제가 가르친 선수 중 모든 부분에서 톱인 것 같다. 제가 지도자였지만 오히려 현중이에게 배운 부분도 있다"고 칭찬했다.
삼일고-연세대 출신 정승원 코치는 선수 시절 서울 SK에서 뛰었다. 문경은 수원 KT 감독, 전희철 서울 SK 감독, 주희정 고려대 코치와도 한솥밥을 먹었다. 정승원 코치는 함께했던 레전드들과 비교하며 "현중이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승진도 NBA에 진출했는데, 현중이도 갔으면 한다"고 꿈의 도전을 응원했다.

이날 결승전에는 이현중을 비롯해 하승진 전 농구선수, 양희종 안양 정관장 코치 등 농구 현장에서 활약 중인 삼일고 출신들이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정승원 코치는 "이렇게 모교 후배들을 위해 응원을 와주는 게 클 수밖에 없다"며 "고등학교 선수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졸업생들도 이 대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다들 한마음 한뜻으로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삼일고의 전통이기도 하다. 정승원 코치는 "현중이가 삼일고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친구이다 보니 후배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 같다. 현중이 역시 고교 시절 양희종, 하승진 같은 선수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양희종과 하승진도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 김성철 한국 대표팀 코치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그래서 현중이 역시 모교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삼일고는 꾸준히 스타를 배출하며 성적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니폼을 입은 '특급 루키' 양우혁도 삼일고 출신이다. 양우혁은 프로 데뷔 첫해였던 2025~2026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15분17초를 소화했고, 평균 4.8득점, 1.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삼일고는 지난해 3학년이었던 양우혁을 앞세워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승원 코치는 "그때도 아무도 우리가 우승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정상에 올랐다"며 "올해도 재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끝까지 해보겠다"고 목표를 전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