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야구장 마지막 해, LG 트윈스의 숙원 두 가지가 풀릴지도 모른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3)이 통렬한 홈런포로 LG 구단 최초 역사를 향해 나아갔다.
오스틴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LG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매 타석 존재감을 발휘했다. 오스틴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4회말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앞서 선두타자 박해민이 2루타를 치고도 3루 도루에 실패해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스틴은 이에 아랑곳않고 잭 오러클린의 5구째 몸쪽 스위퍼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 밖으로 보냈다. 비거리 127.5m의 시즌 22호포였다.
이로써 오스틴은 김도영(23·KIA 타이거즈)을 두 개 차로 따돌리고 홈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또한 올해 KBO 선수 중 처음으로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해 팀을 가리지 않는 MVP 포스를 뽐냈다.
다음 타석에서는 집중력과 센스가 돋보였다. 6회말 1사 1루에서 오스틴은 우익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이때 삼성 우익수 박승규가 오스틴의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했다. 박해민과 오스틴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각각 3루와 2루까지 진출했다. 뒤이어 문보경이 좌익수 방면 뜬공 타구를 보내면서 추가점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선발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는 6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8승(5패)째를 챙겼다. 또 다른 약셀 리오스 역시 9회말 올라와 1이닝 무실점으로 KBO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후 오스틴은 "먼저 톨허스트 선수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잘 던져줬고, 이렇게 분위기 좋은 승리를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동료를 챙겼다.
이어 "전 구단 상대 홈런은 좋은 기록이지만, 거기에 신경 쓰기보다는 매 타석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려고 하다 보니 운 좋게 홈런이 나왔다. 그런 홈런들이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까지 오스틴은 73경기 타율 0.347(285타수 99안타) 22홈런 66타점 59득점 2도루, 출루율 0.422 장타율 0.653 OPS(출루율+장타율) 1.075, 득점권 타율 0.390으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홈런, 장타율 리그 1위, 타점 2위, 최다안타 3위, 득점 3위, 타율 3위, 출루율 5위 등으로 타격지표 대부분에서 리그 수위권을 자랑하고 있어 MVP 후보로도 분류된다.
그동안 LG는 정규시즌 리그 MVP와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한 KBO 구단이다.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쓴 것이 이유였지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가 꾸준히 나오지 못한 탓도 컸다. 오스틴은 그런 LG의 갈증을 해소해줄 후보로 꼽힌다. 4시즌 연속 3할 타율에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장타력 그리고 뛰어난 클러치 능력까지 갖췄다.
사령탑도 오스틴 MVP 만들기에 진심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1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난 오스틴이 MVP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 팀에 아직 MVP랑 홈런왕이 한 번도 없었다. 그걸 한 번 만들고 싶어 오스틴 체력관리를 엄청 시키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지명타자를 꼭 시키면서 지치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 돕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마음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전해졌다. 이날 승리로 염경엽 감독은 KBO 역대 9번째 700승 감독이 됐다. 또한 58세 3개월 23일로 역대 최고령 700승 감독이란 진기록을 세웠다.
이에 오스틴은 "톨허스트의 승리, 리오스의 KBO 첫 세이브도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가장 축하드리고 싶은 건 감독님의 700승이다. 감독님과 4년째 함께하고 있는데, 나라는 야구선수를 잘 파악하고 계신 것 같다. 항상 나를 믿어주시고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명문 구단 LG트윈스의 2800승을 달성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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