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거포 유망주 김동현(23)은 아직 완성형 타자가 아니다. 1군과 퓨처스를 오가며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 재능만큼은 대학 시절부터 확실했다. 바로 쉽게 가르칠 수 없는 파워다.
김동현은 인천병방초(인천서구리틀)-재능중-제물포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고교 시절 40경기 타율 0.294(102타수 30안타) 3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8로 타격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수비와 발사각 그리고 완성도에서 물음표가 있었다. 하지만 부산과학기술대(부산과기대) 이승종 감독은 김동현의 파워 하나를 눈여겨보고, 부산에서 (김동현이 사는) 인천광역시 청라까지 직접 움직였다.
최근 부산과기대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이승종 감독은 "(김)동현이가 고등학교 때 파워 하나는 진짜 최고였다. 동양인 몸매에서 그만한 체구(키 185㎝ 몸무게 100㎏)가 나오기 쉽지 않고 타격 재능이 남달랐다. 그래서 내가 직접 청라까지 찾아가 부모님을 만나 우리 학교에 올 수 있도록 설득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고등학교 당시 타율이 조금 높지 않았는데, 타석에서 적극성이 부족했다. 또 공을 잘 못 띄웠다. SSG 최정 선수처럼 공을 띄울 줄 알아야 하는데 당시에는 넘어가야 할 게 라인드라이브가 되고 펜스에 맞고 떨어졌다. 그래도 힘 하나는 확실했기에 1학년 때부터 계속 4번 타자를 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승종 감독의 안목은 옳았다. 김동현은 부산과기대에 진학해 2년간 대학 야구 38경기에서 타율 0.352(128타수 45안타), 2루타 12개, 3루타 1개, 홈런 5개, 7도루, OPS 1.030으로 맹활약했다. 그 결과 2025 KBO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54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부산과기대 시절 김동현은 분위기메이커였다. 이 감독은 김동현을 "활달하고 선후배와 잘 어울리면서도 야구에는 간절했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인성이 좋지 않으면 못 살아남는다. 불평불만 하는 선수들은 이미 다 그만두고 떠났다. 그런 가운데서도 동현이는 정말 열심히 했던 친구"라고 돌아봤다.
그 성실함이 프로에서도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75경기 11홈런을 친 김동현은 올해도 퓨처스리그 52경기 타율 0.315(162타수 51안타) 6홈런 31타점 OPS 0. 979를 마크하면서 1군 데뷔를 이뤄냈다.
1군에서도 파워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입증했다. 시속 170㎞ 근방의 타구 속도를 꾸준히 내면서 넘기기 쉽지 않은 고척스카이돔과 사직야구장에서 펑펑 홈런을 쳤다. 평균 이하의 외야 수비가 발목을 잡았지만, 이승종 감독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봤다.


김동현이 제물포고에 입학했던 2020년부터 3년간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훈련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가뜩이나 적은 수업 시수로 많은 훈련을 하지 못하는 고등학교에서 집합 금지 제약까지 걸리니 수비가 늘기 어려웠다. 김동현 또래 야수들이 공통으로 가진 아쉬움이었다.
이승종 감독은 "지금도 BP(타격 훈련) 하면 사직야구장 장외로도 칠 것이다. LG 이재원 선수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마음만 먹으면 장외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2년 전 고교-대학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대전야구장 장외 홈런을 치고 우승하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다.
스승의 믿음을 결과로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는 롯데의 미래다. 김동현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 2군과 홈 경기에서 4번 타자 및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선제 결승포 포함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롯데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마운드에서는 박세진(29)-이민석(23)-박정민(23)이 무실점 피칭을 이어간 가운데, 김동현의 결승포 덕분에 롯데는 2010년 이후 KBO 9번째 팀 노히트에 성공했다.
이승종 감독은 "(김)동현이가 콘택트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다만 타자들은 한두 타석에서 결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쓰는 것이 필요하다. 롯데에서도 충분히 장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먹는 것도 잘 먹고 아프지도 않다. 선후배도 잘 챙기고 꾸준한 게 장점인 선수라 더 그렇다. 대학 와서도 기량이 많이 늘었는데, 프로에서는 계속 뛰다 보면 더 늘 것"이라고 제자의 성장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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