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선발진에서 믿을 만한 카드가 됐다. 단 8경기 만에 4승을 챙겼고 약점이었던 팀 선발진을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올려놨다. 더 빨라진 구속과 완성도를 높인 슬라이더를 앞세운 고졸 루키 김민준(20·SSG 랜더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김민준(19)은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0구를 던져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4-2로 앞선 7회부터 공을 넘겼고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내 승리를 챙기며 김민준은 시즌 4번째 승리(2패)를 수확했다.
전체 90구 중 최고 시속 151㎞를 찍은 직구를 53구나 뿌렸고 포크볼을 11구, 커브를 10구, 강화한 신무기 슬라이더를 두 번재로 많은 16구 뿌렸다.
1회초부터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서 경기를 시작했으나 이후 풀어가는 능력이 전혀 신인 같지 않았다. 박준순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아웃카운트 하나와 1점을 맞바꾸더니 백전노장 양의지에게 새로운 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2회에도 안타와 볼넷으로 불안하게 시작해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으나 다시 한 번 슬라이더를 뿌려 윤준호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홈에서 주자를 잡아낸 뒤 김대한을 강력한 직구로 내야 팝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초반 위기를 넘기자 거칠 게 없었다. 3회에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4,5회도 깔끔하게 막아냈다. 6회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전혀 흔들림은 없었다. 다시 한 번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며 4-2에서 투구를 마쳤고 리드를 지켜내며 결국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다.
대구고 출신으로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스타뉴스 주관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당당히 영예의 대상을 받은 김민준이지만 첫해부터 이런 활약을 펼칠 것을 예상하긴 힘들었다. 1라운드 5순위로 계약금 2억 7000만원을 받고 SSG 유니폼을 입은 김민준은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보장 받았지만 어깨 통증으로 인해 6월에야 데뷔할 수 있었다.
공격적인 투구로 빠르게 이닝을 쌓았다. 전반기 완전히 무너졌던 선발진을 재건할 수 있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경기 연속 QS를 달성했는데 전신 SK 시절을 비롯해 팀 고졸 신인 선수가 2경기 연속 QS를 작성한 건 무려 24년전 일이었다. 2002년 신인임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꿰찬 당시 제춘모가 6월 1일 무등 KIA전(7이닝 3실점), 6월 7일 인천 현대전(6⅓이닝 3실점) 작성했는데 김민준은 더 안정적인 투구로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숭용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김민준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인천 홈 팬들 앞에서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매 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강력한 직구가 뒷받침이 되니 두려울 게 없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민준은 "몸도 적응되고 항상 이 시기 때 구속이 잘 나왔던 것 같다. 작년에도 더울 때 오히려 구속이 잘 낭놨다"며 "김대한 선수와 승부할 때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149㎞가 나왔다. 그렇게 힘을 들이지 않았는데 149㎞가 나와서 더 쓰면 150㎞ 나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구에 힘이 붙으니 슬라이더도 더 잘 먹혔다. 직구와 포크볼 사실상 투피치 느낌의 투구를 펼치던 김민준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를 통해 슬라이더를 강화했다. 그립을 고쳐 잡고 직구처럼 더 강하게 던지라는 조언을 받았고 김민준이 원하던 커터형 투구가 가능해졌다.
경기 초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슬라이더의 힘이 컸다. 김민준은 "인코스 제구가 잘 됐고 슬라이더가 많이 좋아져서 잘 풀렸다"며 "슬라이더가 많이 좋아졌다. 헛스윙도 조금 있었고 직구 타이밍에서 나오다가 땅볼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슬라이더 구사율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보여주기식으로 던졌는데 잘 먹히니까 이젠 카운터로 잡을 수도 있고 결정구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쉽게, 쉽게 썼다. 포수 (조)형우 형도 오늘 슬라이더가 잘 꺾인다고 해서 자신 있게 던졌다"며 "잘 안됐는데 아빌라 선수가 알려줘서 고맙다. 더 잘 던지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홈에선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김민준은 "정말 많이 좋다. 이제 홈에서 더 많이 이기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다"며 QS 기록에 대해서도 "그런 기록을 세우게 돼 영광이고 다음 경기에서도 QS를 해보겠다"고 자신했다.
당초 잡아놨던 목표 '7승'까지 한 걸음 더 가까워졌지만 그 숫자보다는 당장 눈앞의 경기에 집중한다. "일단 7승은 무조건 하고 싶다"면서 "다음 경기가 데뷔전에서 만났던 LG이고 잘 안됐었는데 무조건 잘 던지도록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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