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단에서 외국인 선수를 뽑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시아쪽 한국과 대만 등의 고교 유망주를 데려가지만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편이다.
KBO리그도 마찬가지다. 한 시즌에 평균적으로 절반 이상의 구단이 2명 정도씩 외국인 선수를 바꾸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후반기에 접어들어서도 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진 점이 눈에 띈다. 구단별로 최근 영입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평가를 해보려 한다.
먼저 1위 KT 위즈는 투수 보쉴리와 사우어를 모두 바꿨다. 새로 합류한 로건은 일단 기대 만큼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대니엘은 아직 선을 보이지 않았다. 타자 힐리어드는 생각 외로 홈런을 많이 생산해 KT로서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2위 삼성 라이온즈는 페덱과 보스가 큰 화제 속에 가세했다. 페덱은 첫 경기 롯데에는 잘 견뎠으나 3경기를 본 결과 그다지 위력이 있는 투수는 아니다. 제구력에 의존하고 체인지업을 많이 쓰는데 뚝 떨어지거나 꺾이는 게 아니라 희미하게 움직여 가운데 높이 형성되는 공이 많다.
보스는 스위퍼를 많이 던진다. 그러나 바깥으로 너무 빠져 나가는 스위퍼는 타자들이 속지 않아 투수로선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LG 트윈스의 카라스코는 메이저리그 112승 투수답게 노련했다. 아주 위력적인 공은 아닌데 제구력이 워낙 좋다. 또 경험이 많다 보니 마운드 위에서 게임 운영이 뛰어나 타자를 갖고 노는 듯한 느낌을 줬다. 다만 타선이 조금 센, 특히 죄타자가 강한 팀을 만나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두산 베어스의 벤자민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새 외국인 타자 세베리노는 아직 뚜렷한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화 이글스의 짐머맨은 구속이 느린 편이다. 따라서 제구가 완벽하게 되지 않는 한 공이 몰릴 수 있다. 타자들이 위압감을 느끼지 않으니 겁을 안 먹는다. 현재 6위인 한화가 가을야구에 나가려면 짐머맨이 잘 해줘야 한다.
NC 다이노스는 타자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블레인을 데려왔으나 아직까지 큰 효과는 없어 보인다.
SSG 랜더스는 해치와 아빌라가 그리 대단한 투수들은 아닌 것으로 보여 얼마나 제 몫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대체 외국인 타자 마드리스 역시 부상 중인 에레디아보다 기량이 떨어진다. 9위 SSG는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따라붙고 있어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키움은 현재 부상 중인 히우라가 외국인 타자 중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이름이 나 있는 선수이고, 데이비슨의 영입도 효과를 보고 있다. 팀이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 있으나 워낙 하위권에 떨어져 있다는 점이 아쉽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각각 시즌 개막 때 외국인 선수 3명이 지금도 뛰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각 구단이 후반기 반격을 위해 긴급하게 새로운 외국인들을 수혈했지만 카라스코 말고는 뚜렷하게 돋보이는 선수가 없다. 스카우트들이 매년 데이터를 축적하고 단장들이 직접 현지에 가서 살펴본다 해도 외국인 선수 선발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에이전트들이 보내오는 동영상은 그 선수가 가장 잘 할 때 모습 아니겠는가.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는 외국인 선수 등록 마감 시한(8월 15일)을 앞두고 이제 각 팀의 선택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듯하다. 9월부터는 잔여 경기가 치러지고 아시안게임 기간 주축 선수들이 빠지는 팀들도 많다. 한두 경기가 순위 싸움에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기다. 고심 끝에 교체를 단행한 외국인 카드에 따라 리그 판도가 확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들의 활약 여부가 더욱 관심을 모은다.
/김인식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현 KBO 원로자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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