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역사상 유명한 일화인 '냅킨 계약'이 있다. 이를 탄생시키며 리오넬 메시(39)를 세계적 스타로 키워낸 아버지 호르헤 메시가 별세했다. 향년 68세.
영국 '더선'은 8일(현지시간) "오랜 기간 투병하던 호르헤가 지난 7일 밤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종이 냅킨 한 장으로 아들의 바르셀로나행을 확정 지으며 위대한 커리어의 시작을 연 장본인"이라고 보도했다.
전설의 '냅킨 계약'은 호르헤의 절박함과 승부사 기질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과거 철강 공장 노동자였던 호르헤는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던 아들 메시가 성장 호르몬 결핍증을 앓자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소속팀 뉴웰스 올드 보이스가 치료비 지원을 끊자, 2001년 9월 14살이던 아들을 데리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건너가 입단 테스트를 받게 했다.
카를레스 렉사흐 바르셀로나 디렉터는 메시의 재능에 매료됐지만, 정작 구단 수뇌부는 재정난과 치료비 부담을 이유로 계약을 미뤘다. 그러자 호르헤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관심을 지렛대 삼아 구단을 압박했다.
그해 12월, 호르헤는 바르셀로나 에이전트 측에 전화를 걸어 "당장 계약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짐을 싸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가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아르헨티나로 돌아가겠다는 말에 다급해진 렉사흐 디렉터는 테니스 클럽 식당에서 종이 냅킨을 꺼내 즉석에서 영입 합의서를 작성했다. 법적 효력을 발휘하며 메시의 바르셀로나 시대를 연 이 냅킨은 2년 전 경매에서 76만 2400파운드(약 14억)에 낙찰됐다.


이 극적인 냅킨 계약 이후, 호르헤는 아들의 전담 에이전트이자 가장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했다. 다른 가족들이 아르헨티나로 돌아갔을 때도 그는 바르셀로나에 남아 메시와 시내 아파트에서 단둘이 생활하며 아들의 향수병을 달랬다.
그는 거물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아들의 모든 계약을 직접 주도했다. 2006년 인터 밀란의 영입 공세를 막아냈고, 아디다스와 펩시 등 글로벌 기업과의 스폰서십을 성사시켰다. 2017년 바르셀로나와 맺은 5억 5500만 유로(약 9000억원) 규모의 역대 스포츠 선수 최고액 계약은 물론, 최근 인터 마이애미 이적 시 애플TV 중계권 수익(약 5000만 달러·약 705억원 추산)을 확보한 것도 모두 그의 작품이다. 2023년에는 투자 회사 '플레이 타임'을 세워 '브랜드 메시'의 가치를 더욱 키웠다.
호르헤는 오랜 투병으로 인해 올여름 열린 북중미 월드컵 현장을 찾지 못했다. 메시는 대회 조별리그 첫 승리 후 뜨거운 눈물을 쏟았는데, 여기에는 아버지의 부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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