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한국 축구가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 데뷔에 기뻐하고, 또 축하받아야 할 자리. 이강인(25)은 그러나 마냥 웃지 못했다. 한국축구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 탓이다. 축구 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 등 한국축구를 향한 불신과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강인은 자신과 AT 마드리드에 대한 응원을 당부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보였다. 이강인이 '선수들의 반성'을 언급하며 대표팀과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부터 바란 건, 한국축구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강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AT 마드리드 데뷔전을 치른 뒤 취재진과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자리에서 "모든 분들이 알다시피 지금 한국 축구가 좋은 상황은 아니"라면서 "선수들은 이 상황에서 많은 축구 팬분들께 기쁨을 드리고 싶어서 많이 생각하고, 또 많이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선수들이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려고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AT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치른 첫 경기였다. 자신의 AT 마드리드 데뷔전을 보기 위해 5만명이 넘는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런데도 이강인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부터 대한축구협회 각종 행정 논란 등 어둡기만 한 한국축구 전반을 짚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강인의 이같은 발언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아닌,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 앞에 선 이강인이 먼저 밝힌 입장이었다. 그만큼 이강인, 그리고 대표팀 내부에서도 최근 한국축구가 처해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고, 또 선수로서 책임감 또한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이강인은 "저뿐만이 아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선수들도 그렇고,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그렇고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면서 "너무 안 좋은 부분만 보시지 마시고, 좋은 많은 부분들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취재진 질문을 통해서야 이강인은 안타까운 한국축구 이야기 대신 AT 마드리드에서 앞둔 새로운 도전과 각오 등을 밝혔다.

새로운 팀에서 얻게 될 새 역할에 대해 이강인은 "어느 자리에 뛰어도 괜찮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디가 편하다기보다는 좀 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에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얘기하는 것처럼 어느 포지션에서 뛰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님은 공격적으로 하는 걸 원하신다. 처음에 왔을 때부터 그런 부분에서 많이 주문을 해주셨다"며 "확실하게 얘기를 해주셔서 선수로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잘 알 수 있다. 동료들도 많이 도와줘서 잘 적응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 유학길에 올라 본격적으로 축구 선수의 길을 걸었던 스페인으로 복귀하게 된 이강인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재차 밝혔다.
그는 "스페인에 돌아오게 돼서 너무 기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항상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 그게 AT 마드리드든, 국가대표든 항상 그렇게 노력할 것"이라며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진심으로 감사드리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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