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에 또 하나 기대해 볼 만한 신인이 나타난 듯하다. 선수 평가에 냉정한 김태형(59) 감독도 김한결(20)의 배짱 있는 투구에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13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김한결의 데뷔전에 "생각 이상이다. 내가 봤을 때 앞으로 한자리할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날(12일) 김한결은 SSG 상대로 1군 첫 데뷔전을 치렀다. 나균안의 담 증세로 등판 당일 통보받은 상황이었음에도 김한결은 4⅓이닝(73구)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호투했다. 4실점 중 2실점은 구원 등판한 이영재가 실점한 것이었다.
롯데 투수들에게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최고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이 매력적이었다. 김한결은 구종 가치가 높은 포크볼이 매력적인 투수로 평가받았지만, 이날은 투심 패스트볼의 빼어났다.
김한결은 투심 패스트볼(41구), 포크볼(22구) 커브볼(10구)을 골고루 섞어 두 차례 삼자범퇴 이닝도 만들어냈다. 그 아웃 카운트 6개 중에는 국가대표 유격수이자 리그 타율 3위의 박성한에게 잡아낸 삼진 2개도 있었다. 마치 올해 다승왕 경쟁을 하는 최민석(20·두산 베어스)을 보는 듯한 모습에 사령탑도 칭찬 일색이었다.
최민석은 188㎝ 큰 키에 위력적인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우완 선발 투수로, 193㎝ 큰 키에 투심 패스트볼이 주 무기인 김한결과 닮았다.
김태형 감독은 "밸런스도 좋고 처음 올라가자마자 1회 공 5개를 던졌는데 좋았다. 투심 패스트볼도 좋고, 커브도 좋고 포크볼도 있어서 선발 투수로서 갖춰야 할 걸 많이 갖췄다고 느꼈다"고 칭찬했다.

원래대로라면 그대로 2군으로 갈 수도 있는 운명이었다. 김한결은 지난 4일 1군에 처음 등록돼 14일 부산 NC 다이노스전에서 김진욱(24)의 빈자리를 채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진욱이 14일 부상자 명단 등록 기한인 10일을 마치고 곧바로 1군에 등록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김한결의 거취는 등판 당일까지도 불안했다.
김 감독은 "사실 김한결을 대체 선발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서 2군에 갈 수도 있었다. 만약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이 돌아가면 자리가 없었을 수도 있다. 내일(14일) 김진욱이 들어올 타이밍이었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나균안의 부상 소식이 보고됐을 때 선택지는 김한결 말고도 또 있었다. 보통 같으면 아직 1군 등판도 하지 않은 신인을 타자 친화 구장인 SSG전에 내보낼 생각을 못 하겠지만, 그동안 계속 올라온 보고가 사령탑의 마음에 걸렸다.
김 감독은 12일 경기를 앞두고 "전에 라이브 할 때 한 번 봤는데 구속이 잘 나왔다. 원래 (콜업) 순번에는 없던 선수였는데도 보고가 계속 올라왔다. 그 후 영상을 봤는데 변화구도 좋았다. 아직 애 같은 느낌은 있는데 체격 조건이 좋아서 몸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놓으면 좋은 공을 던질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김한결은 그 실낱같은 기회를 잡았다. 김 감독은 "(등판 전엔) 2군에 보낼 생각도 있었지만, 어제(12일) 너무 잘 던졌다. 앞으로도 기용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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