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는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홈런왕을 배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3).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올 시즌 전반기 내내 많은 홈런을 때려내며 이 부문 단독 1위와 공동 1위 자리를 오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변수가 등장했다. 상황이 돌변했다. KIA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김도영(23)의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로 대단하다. 그가 전날(15일) 경기에서도 홈런을 터트리며 이 부문 단독 1위를 질주했다.
김도영은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 4회 홈런을 터트리는 등 4타수 1안타(1홈런) 2득점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이날 1회 3루 땅볼, 2회에는 삼진으로 각각 물러난 김도영. 그의 한 방은 팀이 3-1로 앞서고 있던 4회에 터졌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도영은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7구째 속구(142km)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김도영은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듯했다. 화려한 배트 던지기 세리머니와 함께 1루를 향해 나아갔다. 지난 12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3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아울러 이 홈런은 김도영의 올 시즌 35번째 홈런이었다. 이로써 김도영은 홈런 부문 2위인 오스틴(32개)과 차이를 3개로 더 벌렸다. 홈런 부문 단독 선두. 홈런 부문 3위인 KT 위즈의 샘 힐리어드(30개)보다 5개가 많은 김도영이다.
이날 계속해서 김도영은 6회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8회에는 2루 땅볼 아웃. 결국 김도영의 활약과 함께 KIA는 6-1로 승리, 14일 패배를 설욕했다.


이제 김도영은 지난 2024년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넘본다. 김도영은 2024년 38개의 홈런을 터트린 바 있다.
사실 김도영 본인조차 올 시즌 홈런왕 등극을 기대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올해 펼쳐지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내달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김도영은 나라의 부름을 받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KBO 리그는 중단 없이 계속 돌아간다. 즉, 김도영이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KBO 리그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각종 최다 기록 달성에 있어서는 일종의 핸드캡 아닌 핸드캡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일정까지 생각하면 김도영 등 대표팀 선수들은 보름 정도 리그를 떠나 일본에 있을 예정이다. 약 10~13경기 정도 리그 결장을 피할 수 없다.
반면 오스틴은 오롯이 이 경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힐리어드 역시 마찬가지.
사실 전반기 때만 해도 김도영의 머릿속에 '홈런왕'이라는 글자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6월 말 홈런왕 경쟁에 관해 "전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현재 좋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런 생각 자체는 접어둬야 할 때가 맞는 것 같다. 사실 기록에 대한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타율 하나는 신경 쓰고 있다. 그리고 오로지 팀이 승리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팀 퍼스트 정신을 보여줬다.
김도영의 전반기 홈런은 27개(86경기), 후반기 홈런은 8개(19경기)다. 오스틴의 전반기 홈런은 27개(85경기), 후반기 홈런은 5개(21경기). 분명 김도영의 페이스가 좋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충분히 홈런왕 욕심을 낼 법하다. 더욱이 오스틴은 상대적으로 홈런이 덜 나오는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도영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동안 오스틴이 그와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김도영이 왕좌에 오르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KIA는 올 시즌 현재(8월 16일 오전 기준) 39경기, LG는 38경기를 각각 남겨놓고 있다. 과연 올 시즌 막판 홈런왕 경쟁에서 웃는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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