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인천 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좌타 거포' 한유섬(37)이 마침내 긴 침묵을 깨고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렸다.
2018년 41홈런과 함께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고, 14일까지 개인 통산 212홈런으로 인천을 연고로 하는 랜더스(SK 와이번스 시절 포함) 프랜차이즈 역대 2위(최정 1위, 538홈런)이자 좌타자 통산 홈런 1위에 빛나는 그였지만 이번 시즌 마수걸이포가 나오기까지는 300일이 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유섬에 이은 랜더스 프랜차이즈 좌타 홈런 2위는 통산 178홈런을 친 박정권(45) SSG 퓨처스팀 감독이다.
사실 이번 시즌 한유섬은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 14일까지 48경기 152타석 동안 단 하나의 대포도 가동하지 못했고, 타율마저 1할대 늪에 빠졌다. 5월 1군 엔트리 말소 이후에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난 6월 1일부터는 무려 54일간 2군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5년 60억 원의 다년 계약이 만료되는 베테랑 타자에게는 선수 생명이 걸린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평가도 있었다. 의욕을 잃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묵묵히 땡볕 아래서 배트를 돌리며 다시 찾아올 기회를 준비했다.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지난 7월 25일 1군에 복귀한 뒤 8월 7경기에서 타율 0.294로 타격감을 가다듬던 한유섬은 마침내 지난 15일 기다리던 시즌 1호(통산 213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막혔던 혈이 뚫리자 곧바로 16일 경기에서도 담장을 넘기며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냈다. 8월에 터진 늦깎이 마수걸이포가 연이틀 폭발적인 장타 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동시에 한유섬은 이 홈런으로 KBO 리그 역대 76번째로 2000루타까지 달성했다.
경기 후 한유섬은 "오늘 경기는 에이스 맞대결이라 선발 아빌라의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운 좋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 팀이 이긴 것에 더 만족한다"라며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2경기 연속 홈런 행진에 대해서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한유섬은 "너무 오래 경기가 잘 안 풀렸다. 팀이나 감독님, 그리고 코치님께 미안한 마음이 컸다"라며 "경기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타격뿐만 아니라 최근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도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그는 "(최)지훈이나 다른 선수들만큼 수비 범위가 넓지 못하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려 했다. 다른 선수였다면 쉽게 잡았을 타구였을 텐데, 기회를 받고 있는 만큼 부응하고 싶었다"라며 남다른 책임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유섬은 "참 시간이 빠르다는 걸 느낀다. 어느덧 이번 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만족스럽지 못한 팀 순위지만,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이 이기도록 하겠다"라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프랜차이즈 거포의 부활포가 SSG 시즌 마무리에 든든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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