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경기 개인 커리어 최다인 6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결정적인 만루 홈런까지 쏘아 올렸지만,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34)은 들뜨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늘어난 삼진과 타격 부진을 돌아보며 냉철한 자기반성부터 했다.
김호령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1-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김호령의 방망이는 찬스마다 매섭게 돌아갔다. 2회초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뒤, 6회초 1사 1, 3루에서는 침착하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승부의 쐐기를 박은 한 방은 7회에 터졌다. 4-1로 앞선 2사 만루 찬스에서 상대 불펜 투수 박지성의 시속 123km 체인지업을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폭발시켰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1타점 적시 2루타를 보탠 김호령은 종전 개인 최다 타점(5타점)을 넘어선 한 경기 6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동안 김호령은 5타점 경기를 4차례나 작성했지만, 6타점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경기 후 만난 김호령은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워서 기분 좋고, 무엇보다 팀이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승리를 거둬 기쁘다. 오랜만에 그래도 타석에서 잘 친 것 같아서 후련하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다.
만루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이전 공에서 체인지업을 보며 '이 타이밍이면 맞겠다'는 계산이 섰다. 그 타이밍에 그대로 배트를 돌렸는데 가운데로 몰린 실투성 공이 오면서 좋은 타구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9회 2루타에 대해서도 "타점 욕심이나 기록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그저 타이밍만 맞추자고 생각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이번 시즌 108경기에서 커리어 하이급 홈런 페이스(13홈런)를 달리는 동시에 삼진(123삼진)도 적지 않게 늘어난 상황.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린 결과인가'라는 지적에 김호령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과감하게 돌린다기보다는 사실 나쁜 공에 대한 판단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스트라이크와 볼 판단을 잘해야 하는데 아직 제가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이어 8월 열린 10경기에서 타율 0.250으로 주춤한 부분에 대해서도 "체력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삼진이 늘어나다 보니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아졌고, 스스로 쫓기며 깊은 늪에 빠졌던 것 같다"며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버티다 보면 다시 올라온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이제 조금씩 감을 찾고 있는 만큼 남은 경기에서 좋은 흐름을 유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 2할 8푼대였던 김호령의 시즌 타율은 2할 6푼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호령은 이날 외야에서 든든한 호수비로 자신을 도운 외야 동료들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익수였던) 나성범 형이 타구를 쫓아갈 때 솔직히 '작년이었으면 못 잡았겠다'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 파울 펜스 쪽 타구까지 완벽하게 처리해 주는 모습을 보며 수비가 확실히 늘었다고 느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박)재현이도 수비력이 워낙 좋아져서 센터에서 보면 정말 든든하고 편하다. 후배지만 따로 조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워낙 훌륭하게 자기 몫을 해주고 있다"며 외야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