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양현종(38·KIA 타이거즈)이 해태 왕조를 이끌었던 선동열, 이강철, 조계현 등 타이거즈 레전드 투수들도 해내지 못한 '13시즌 연속 100이닝'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해냈다.
양현종은 21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1-1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시즌 9승(통산 195승)을 따낸 양현종은 통산 2757⅔이닝을 기록하게 됐다.
경기 전까지 시즌 95⅔이닝을 소화 중이던 양현종은 5회말 선두타자 김건희를 범타 처리하며 단숨에 시즌 100이닝을 채웠다. 2013시즌부터 시작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21시즌을 제외하고 이번 시즌까지 '13시즌 연속 100이닝'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이는 송진우(61·전 한화 이글스·1994~2006시즌)만이 보유하고 있던 KBO리그 역대 최장 연속 시즌 100이닝 타이기록이다.
경기를 앞두고 이범호(45) KIA 감독 역시 해당 기록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꾸준하게 던질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몸관리를 잘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특별한 실수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자기 관리면에서 하나부터 소중하게 생각해줘야 부상이 없는 시즌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보면 (양)현종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잘 준비한다면 끝날 때까지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그런 코스를 밟을 것 같다"는 극찬을 남겼다.
승리 투수가 된 뒤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양현종은 "꾸준하게 던진 것이 가장 큰 원동력 같다. 사실 예전에는 170이닝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던졌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닝이 많이 줄었다.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것은 아니지만 아프지 않고 꾸준히 마운드에서 던지다 보니 이런 뜻깊은 기록이 계속 따라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해당 '대기록'은 선동열을 비롯해 10시즌 연속 100이닝에 머물렀던 이강철, 조계현 등 타이거즈의 전설적인 투수들도 밟지 못한 고지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역시 1992시즌 부상으로 인해 32⅔이닝에 그쳤다. 2009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100이닝을 넘겼던 양현종은 41이닝에 그친 2012시즌 단 한 해를 제외하면 사실상 데뷔 초를 제외한 전성기 내내 세 자릿수 이닝을 책임져온 셈이다.
2012시즌의 아쉬움에 대해 묻자 양현종은 오히려 "당시 이닝을 적게 던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꾸준히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어깨가 항상 좋은 상태는 아닌데, 리프레시가 된 것 같다. 어린 시절 거침없이 던지다 부상도 있었지만, 그 힘든 시간을 지나며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준비했다.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꾸준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승리로 통산 195승을 달성하며 200승 고지까지 단 5승만을 남겨둔 양현종은 기록에 집착하기보다 베테랑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먼저 앞세웠다.
마지막으로 양현종은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최종 목표는 송진우 선배님의 기록(210승)이다. 다만, 이번 시즌 200승을 하겠다는 건 동료들에게 실례가 되는 말"이라며 "마운드에서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내려오는 것이 내 역할이다. 오직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피칭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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