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인 대승을 거두고도 들뜨지 않았다.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우승 언급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은 22일 오후 7시 30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5골을 퍼붓는 화력을 앞세워 안양을 7-0으로 완파했다. 정승원의 선제골을 비롯해 바베츠, 문선민, 클리말라, 안데르손, 이승모의 릴레이 골이 터졌다.
같은 날 2위 울산HD가 전북 현대에 0-1로 패하면서, 단독 선두 서울(15승 5무 4패·승점 50)과 2위 울산(승점 37)의 격차는 무려 13점 차까지 벌어졌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큰 승리를 팬들에게 안겨줘 감독으로서 기쁘다"며 "날씨가 더웠다가 조금 풀리면서 전방 압박이 잘 맞아떨어졌고, 의도한 대로 골이 나왔다. 대량 득점도 중요하지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것도 감독으로서 매우 기쁘다"고 총평했다.
커리어 통틀어 손꼽힐 만한 완벽한 경기였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압박과 공을 빼앗은 뒤 전방으로 뻗어나가는 속도 모두 좋았다"면서도 "후반전에 선수들이 다소 지치며 집중력이 떨어진 부분은 아쉬웠지만, 오늘처럼 완벽하고 편안하게 경기를 치른 적은 드물었다.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펼쳐 기쁘다"고 전했다.

대승 속 옥에 티도 있었다. 주장 김진수가 후반 막바지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결장한다. 김 감독은 "김진수가 경고를 받아 다음 경기에 뛸 수 없게 된 점은 정말 아쉽다"면서도 "팀의 리더는 선수나 감독 누구든 될 수 있다. 김진수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고 분위기도 잘 잡아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고맙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이 김진수를 위해 열심히 뛰어줄 것"이라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이날 정승원의 선제골 당시 세리머니 과정에서 나온 경고 상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정승원이 경고를 받을 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상대를 도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카메라를 향해 세리머니를 한 것인데 심판이 오해했다"며 "선수들이 경기 중에 카메라 위치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코너플래그까지 가기 힘들 수도 있다. 주심에게 직접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막기 위해 벤치에서도 자제시켰다"고 설명했다.
2위와 격차가 13점까지 벌어지며 독주 체제를 굳혔지만 우승에 대한 질문에는 조심스러웠다. 김 감독은 "우승 이야기는 9월은 지나가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까지 있다. 이 고비들을 슬기롭게 잘 넘겨낸다면 그때 우승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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