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의 베테랑 포수 김재현(33)이 무려 4년 만에(정확히는 1551일) 터뜨린 홈런을 생애 첫 '끝내기 역전 만루포'로 장식하며 고척돔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키움은 23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에만 대거 6점을 뽑아내는 대역전극 끝에 8-7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키움은 2-7로 끌려가던 9회말 권혁빈이 1루에 나간 1사 1루 상황에서 서건창, 추재현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데이비슨의 2타점 적시타로 4-7까지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어 여동욱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맞이한 2사 만루 찬스, 타석에 들어선 주인공은 김재현이었다.
상대는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뿌리며 최근 마무리로 위력을 떨치던 이의리. 타석에 선 김재현의 머릿속은 오히려 단순했다. 퓨처스리그 시절 오윤 퓨처스팀 감독의 "어차피 아웃인데, 너무 소극적으로 하지 말고 그냥 막 휘둘러라"는 조언처럼 마음을 비웠다.
경기 후 김재현은 "내가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되겠구나 싶었다. 어차피 아웃될 거 삼진만 당하지 말고 앞에서 한번 맞혀보자는 생각뿐이었다"며 "다시 치라고 하면 못 칠 것 같다(웃음)"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의리의 빠른 공에 두 차례 헛스윙하며 몰린 김재현은 파울을 걷어내며 끈질기게 버텼다. 그리고 7구째 시속 155㎞ 몸쪽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통타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2022년 5월 25일 잠실 LG전 이후 정확히 1551일 만에 터진 개인 통산 8번째 홈런이자,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역전 결승 그랜드슬램이었다.
김재현은 "사실 타구가 보이지 않았다. 베이스를 돌며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조명이 꺼지는 걸 보고서야 홈런인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 한 방으로 KBO 역대 26번째 끝내기 만루 홈런이 완성됐다. 이번 시즌 키움에서는 5월 10일 KT전 안치홍 이후 두 번째이자, 김재현 개인으로는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시즌 6호, 통산 388호)과 첫 만루 홈런(시즌 32호, 통산 1154호)을 동시에 달성한 셈이 됐다.
이번 시즌 주로 퓨처스팀에 머물며 타율 1할대에 그쳤던 베테랑의 반전 드라마였다. 김재현의 시즌 타율은 0.100에서 이 홈런으로 0.182가 됐다. 주전 김건희를 묵묵히 받치며 후배들을 이끌던 김재현은 "야구하면서 오늘이 제일 좋다. 인생 경기인 것 같다"며 "2군에 있는 후배들도 '언제든 기회가 올 수 있으니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는 좋은 에너지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설종진(53) 키움 감독은 "선발 전준표의 호투와 9회 타선의 집중력이 대단했다"며 "3회 홈런에 이어 9회 추격의 발판을 놓은 데이비슨, 그리고 베테랑 김재현의 역전 만루포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5년 만에 한 시즌 100안타를 달성한 서건창에게도 축하를 전하며, 끝까지 큰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