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째 이어진 무관을 끊기 위한 마지막 준비가 시작됐다. 한국 18세 이하(U-18) 야구 대표팀이 결전지 대만에 입성해 첫 현지 훈련을 소화했다.
정윤진(55) 덕수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8 대표팀은 5일 오전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7일부터 1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제14회 아시아야구연맹(BFA) 18세 이하(U-18)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선수단은 숙소가 있는 타이베이로 이동한 뒤 오후 타오위안 핑전구장에서 약 2시간 동안 첫 공식 훈련을 진행하며 현지 적응에 돌입했다. 첫날부터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 타이베이와 타오위안 지역은 하루 종일 기온이 30℃ 안팎을 오가는 무더위 속에 많은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거센 빗줄기 때문에 오후 3시 예정이던 훈련 시작도 약 30분 미뤄지기도 했다.
그래도 선수단은 비가 잦아들자 곧바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가벼운 러닝과 캐치볼을 시작으로 수비와 타격 훈련을 진행했고, 라이브 배팅 훈련을 통해 투수와 타자 모두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대표팀이 현지 적응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공인구다. 선수단은 지난달 25일 부산 기장야구장에서 시작된 국내 강화훈련 때부터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는 브렛(Brett) 공을 지급받아 적응해왔다. 국내 고교야구에서 사용하는 공보다 작게 느껴진다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날 라이브 배팅에서도 브렛 공을 사용하며 적응도를 끌어올렸다.

앞서 만난 대표팀 에이스 하현승(18·부산고)은 "평소에는 공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는 편인데 이번 공은 조금 작게 느껴져 심리적으로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며 "아예 공을 하루 종일 들고 다니면서 감각을 익히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회는 총 8개국이 출전한다. 한국은 개최국 대만을 비롯해 싱가포르, 태국과 B조에 편성됐다. 7일 대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뒤 8일 싱가포르, 9일 태국을 상대한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11일부터 슈퍼라운드를 치르고 13일 동메달 결정전과 결승전이 열린다.
첫 경기부터 사실상 승부처다. 정 감독은 국내 훈련 때부터 대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이번 대회의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준비해왔다. 대만을 넘어야 슈퍼라운드까지 보다 유리한 흐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운드 사정은 녹록지는 않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6명의 투수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짧은 기간 연전이 이어지는 국제대회 특성상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불펜 소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히는 하현승을 비롯해 윤예성(17·인창고), 박근서(18·서울디자인고), 김민훈(18·광주진흥고), 곽도현(18·부산공고), 한규민(17·대전고) 등이 마운드를 책임진다.

한국이 이번 대회를 벼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직전 대회인 202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대만과 일본에 밀려 3위에 머물렀고, 지난해 U-18 야구월드컵에서도 미국, 일본, 대만에 이어 4위에 그쳤다. U-18 대표팀이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2018년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다.
이번 대표팀 주장을 맡은 엄준상(18·덕수고)의 각오도 그래서 남다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한 엄준상은 지난해에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올해는 주장이 돼 다시 국제무대를 찾았다.
엄준상은 첫 현지 훈련을 마친 뒤 "최근 약 10년간 한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했고, 한국 야구가 일본이나 대만에 많이 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서 한국 야구도 성장하고 있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승하려면 훈련도 더 힘들고 강하게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피로가 조금 쌓였겠지만 그만큼 훈련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끼리도 밑져야 본전이니까 후회 없이 끝까지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령탑도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정윤진 감독은 "오랜 시간 대한민국 아마추어 야구가 우승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기필코 '원팀'으로 뭉쳐 꼭 금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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