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30)가 마침내 돌아왔다. 두 달간의 긴 공백을 딛고 선 마운드, 후라도의 귀환과 함께 삼성의 독주 체제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었다.
삼성은 6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서 장단 13안타를 몰아친 화력을 앞세워 10-4의 완승을 거뒀다.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와 함께 2연승을 달린 삼성은 이날 패한 2위 KT 위즈와의 격차를 1.5경기 차이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승리 이상의 값진 수확은 단연 후라도의 복귀전 호투였다. 지난 7월 7일 대구 LG전을 마지막으로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그는 무려 61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았다. 공백이 길었던 탓에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도 따랐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후라도는 5⅔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4탈삼진 4실점으로 역투, 시즌 6승(1패)째를 챙겼다.
사실 이날 후라도의 출발은 다소 험난했다. 1회에만 장단 5안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4실점했다. 하지만 후라도는 흔들리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후라도는 "야구하면서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지 않았을 뿐이다. 상대 타자들의 타격도 좋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곧바로 조정을 해냈다는 사실"이라고 덤덤하게 복기했다.
실제로 후라도는 4실점 이후 2회부터 5회까지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으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4실점 이후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대등하게 묶어두고, 우리 팀에 역전할 기회를 주려고 했다. 팀원들이 실제로 역전을 만들어줬고 공은 모두 동료들에게 있다"며 자신을 낮췄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구종은 바로 슬라이더였다고 한다. 후라도는 "오늘 슬라이더의 구속과 꺾이는 각이 상대 타자들에게 아주 위력적이었던 것 같다"며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1회 이후 남은 5이닝을 실점 없이 잘 끌고 갈 수 있었다"고 짚었다.
복귀전 승리 뒤에는 남모를 속앓이가 있었다. 사실 61일이라는 공백은 후라도에게도 인내를 필요로 하는 긴 터널이었다. 후라도는 "솔직히 처음 다쳤을 때는 영향이 있어서 멘탈이 조금 흔들리기도 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내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후라도는 "하지만 올해로 프로야구 경력만 14년 차다. 멘탈을 강하게 잡아야만 했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어왔기에 흔들리지 않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몸을 만드는 데 전념했다"고 강조했다.
재활 기간 동료들의 존재는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특히 자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단기 대체 외인으로 합류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켜준 오스틴 보스(34)를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후라도는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팀원 모두가 하나로 뭉쳐 치열하게 싸워줬다"며 "특히 내 빈자리를 채워준 보스가 마지막 4경기에서 정말 훌륭한 피칭을 해줬다. 그 덕분에 팀도, 나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진심 어린 리스펙을 보냈다.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에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야수진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고마운 마음이다. 오늘 외야수들이 멋진 호수비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언제나처럼 높은 수준의 플레이로 나를 든든하게 지원해준 덕분에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후라도는 3차례에 달하는 퓨처스리그 빌드업 때보다 한층 더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구속이 확실히 돌아온 것 같다. 빌드업 등판에서 150km까지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은 찍혔다. 던진 공들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 있었다. 복귀전 투구에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초 8월말로 잡았던 복귀 시점을 일주일 정도 더 기다려준 삼성 구단의 배려도 언급했다. 그는 "팀에서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준 것이 큰 약이 된 것 같다. 만약 급하게 돌아왔다면 80~85구밖에 던지지 못했을 텐데, 일주일 더 완벽하게 준비한 덕에 오늘 100구를 채울 수 있었다"고 했다.
에이스로서의 자부심과 포스트시즌을 향한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후라도는 "사실 나는 항상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는 투수라는 자부심이 있다. 오늘은 비록 4실점으로 QS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6회까지 책임을 다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제 복귀전을 치렀을 뿐이다. 앞으로 정규시즌 남은 경기들을 잘 치르면서 완전히 준비된 상태로 포스트시즌에서도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후 삼성 박진만 감독 역시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어 1회에는 흔들렸지만, 2회부터 곧바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선발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버텨주며 역전승의 발판을 완벽히 놓아줬다"며 후라도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