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개 구단 중에 삼성이 '빠따'는 제일 잘 쳐요."
이범호(45) KIA 타이거즈 감독이 박진만(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경계에 유쾌하게 웃었다.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상대 사령탑의 호평에 유쾌한 입담으로 응수한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KIA 타선은 거를 타순이 없다"는 박진만 감독의 경계 내용을 전해 듣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삼성에 비하면 우리는 다 걸러도 되는 타선이다.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지만, 솔직히 열 개 구단 중에서 맞으면 '빠따(방망이)'는 삼성이 제일 잘 치는 것 같다. 사실 1번부터 9번까지 빈틈이 하나도 없고 대타 자원까지 너무 좋다. (홈구장 대구라이온즈파크) 야구장도 좁은데 오늘 어떻게 막아내고 잘 넘어가야 할지 머리가 아프고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의 유쾌한 '엄살'을 끌어낸 건 다름 아닌 박진만 삼성 감독의 진심 어린 칭찬과 한숨이었다. 이 감독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박 감독은 이번 시즌 유독 KIA전에 고전하고 있다는 질문에 쓴웃음을 지으며 깊은 탄성을 내뱉었다.
박진만 감독은 "KIA는 정말 어려운 상대다. 상위 타선이야 워낙 라인업이 좋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투수들이 투구 수를 조절하며 1이닝 정도는 편하게 넘어가 줘야 할 하위 타선마저 빈틈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특히나 박진만 감독이 콕 집어 경계한 요주의 인물은 주로 8번에 포진하는 안방마님 김태군이었다. 공교롭게도 박 감독이 인터뷰하던 도중 그라운드에서는 김태군이 캐치볼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박 감독의 경계는 숫자로 증명된다. 김태군은 이번 시즌 삼성을 상대로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홈런 11타점을 쓸어 담으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올 시즌 자신의 타율(0.268)을 훌쩍 뛰어넘는 파괴력으로 삼성을 만날 때마다 친정팀 마운드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특히 '외국인 에이스' 크리스 페덱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친정팀 저격수 김태군 봉쇄를 승부처로 꼽으며 바짝 날을 세운 박진만 감독과 "10개 구단 중 삼성 방망이가 최고"라며 유쾌한 극찬을 남긴 이범호 감독. 양 사령탑의 익살스러운 신경전 덕분에 이날 맞대결의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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