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스코가 6회만 던져주면 좋겠다."
염경엽(58) LG 트윈스 감독의 바람은 허황된 꿈이 됐다. 그토록 잘 던졌던 카를로스 카라스코(39)였지만 KBO리그 데뷔 후 최악의 투구를 펼치며 무너졌다.
카라스코는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75구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약셀 리오스를 대신해 영입한 카라스코는 메이저리그(MLB)에서 112승을 거둔 베테랑 투수로 KBO리그 입성 소식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지난달 1일 두산을 상대로 한 KBO 데뷔전부터 7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강렬한 등장을 알렸고 6경기에서 36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 1패, 평균자책점(ERA) 3.47로 활약했다. 6번의 기회에서 5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할 만큼 LG의 선발진을 든든하게 이끌었다.

후반기 LG 선발진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ERA 5.25로 8위로 처져 있다. 송승기마저 지난달 말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LG의 수호신 고우석이 미국에서 돌아왔고 존 케네디가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모두 불펜 자원이다. 시즌 초반 손주영이 마무리로 이동하며 선발진 문제는 여전한 LG의 고민이다.
염 감독은 경기 전 "카라스코가 6회만 던져주면 좋겠다. 그래도 승리조가 조금 형성이 돼서 낫지 않겠나"며 "못 던질 때는 우리 B조들이 막아줘야 되는데 막을 때도 있지만 맞을 때가 더 많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팀이 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에이스가 나섰지만 이날은 앞선 경기들과는 달랐다. 1회말 내야 안타 2개를 맞고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지만 2,3회를 깔끔히 막아냈다. 4회가 문제였다.
선두 타자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준 카라스코는 노시환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요나단 페라자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루상이 가득 들어찼고 허인서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김태연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황영묵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해 2루에서 선행 주자를 잡아냈지만 심우준에게 다시 중전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결국 LG 벤치는 카라스코를 조기에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다. LG 합류 후 첫 조기강판이었다.

염 감독은 확실한 불펜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카라스코가 6회까지 버티면 고우석과 케네디, 손주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염 감독은 "(고우석은) 캐네디하고 맞춰서 7,8회에 왼손이 걸리면 케네디, 오른손이 걸리면 우석이가 나갈 것 같다"며 "6회에 왼쪽에 걸리면 케네디가 6회에 나가고 오른쪽이 있으면 (우)강훈이가 나가는 등 4명이 갈 때도 있을 것이다. 5회만 막아줘도 한 이닝 정도는 사이에 껴서 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라스코가 빠르게 무너진 게 화근이 됐다. 갈 길이 바쁜 LG에겐 3점 차 열세에도 결코 쉽게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전날 추격조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진 터라 이른 시점에 필승조를 꺼내들었다.
케네디가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서도 4회를 추가 실점 없이 막아냈으나 5회 흔들렸고 무사 1,2루에서 고우석을 투입했다. 고우석도 쉽게 제구를 잡지 못했다.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1실점 한 뒤 2아웃을 잡아냈지만 불운이 겹친 내야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3점 뒤진 상황에서 꺼내든 필승조 카드는 5점 차로 벌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필승조를 쓰고도 실점이 늘어난 LG 마운드는 처참히 무너져내렸다. 6회 1점을 내주더니, 8회엔 3명의 투수가 나서 타선이 2바퀴 돌때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지 못하고 무려 12점을 더 내줬다.
4연패에도 유일한 위안거리는 4위 KIA 타이거즈도 패하며 0.5경기 차 3위를 지켜냈다는 것뿐이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