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된 대표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로베르트 모레노(49)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0살 아들과의 대화를 꺼냈다. 현실을 직시하고 다시 일어서자는 '담백한 해법'이었다.
지난 14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모레노 감독의 대표팀 1기 명단 발표 및 취임 기자회견. 선수단 활용 계획, 4-4-2 포메이션 등 선수·전술 관련 문답이 오가던 중 '대표팀 현재 내부 분위기와 멘탈 회복 방안'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지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침체된 선수단 분위기와 상처받은 팬들의 여론을 어떻게 극복할지 묻는 뼈있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모레노 감독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난주 10살 아들이 축구를 하다가 발목 연골을 다쳐 한 달 동안 축구를 할 수 없게 됐다. 아이에게는 굉장히 실망스럽고 힘든 일이었다"고 운을 뗐다.
오히려 먼저 마음을 다잡은 건 열 살 아들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아들이 다친 날부터 매일 밤 잠들기 전 내게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고 말했다"며 "나 역시 '맞다. 굳이 한 달 후를 생각할 필요 없이 당장 현재 상황에 집중해서 앞으로 한 발 딛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힘을 줬다"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이 밝힌 이 소박한 일화는 현재 한국 대표팀이 처한 상황과 절묘하게 관련 있다. 과거 실패나 상처에 얽매여 비판하기보단 지금 모인 선수들이 다시 일어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모레노 감독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그리고 한국 축구 팬들이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다 같이 일어서서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실패를 낱낱이 들춰내기보다 "승리가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며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모레노 감독. 치밀한 데이터 분석가 이면의 그의 따뜻한 리더십이 다가올 데뷔전에서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모레노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오는 24일 에콰도르(수원월드컵경기장)와 데뷔전을 치른 뒤 28일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를 상대한다. 이어 10월 2일 베네수엘라(울산문수경기장), 6일 우즈베키스탄(용인미르스타디움)을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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