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는 4-4-2를 좋아한다."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임시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기본 포메이션으로 '4-4-2'를 예고했다.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시미즈 S펄스)은 투톱 시스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승원(FC서울)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을 앞세워 새 체제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 소집돼 첫 훈련에 돌입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 약 3개월 만에 대표팀 선수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모레노 감독이 부임 이후 선수들과 처음으로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는 자리이기도 했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14일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K리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4-4-2 포메이션을 쓰겠다고 예고했다.
당시 그는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 4-4-2 포메이션이라고 판단했다"며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과 조건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원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틀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이었다.
첫 소집에 나선 오세훈은 모레노 감독의 전술 구상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세훈은 "좋은 선수라면 어떤 포메이션이든 잘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4-4-2를 좋아한다. 투톱으로서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공격수가 두 명 배치된다는 점만 반긴 것은 아니다. 최전방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는 축구 역시 오세훈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그는 "공격적인 부분뿐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최전방부터 압박하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아 곧바로 찬스를 만드는 축구를 좋아한다"며 "그런 전술을 좋아하기에 잘 소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전방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4-4-2를 기본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면 공격수 개인의 경쟁력뿐 아니라 두 선수가 어떤 조합을 이루느냐도 중요해진다.
손흥민(LAFC), 오현규(베식타시), 조규성(미트윌란) 등 공격 자원들 사이에서 오세훈 역시 자신의 장점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체격이 비슷한 조규성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오세훈은 모처럼 재회한 조규성에 대해 "안 만난 지 꽤 오래됐다. 이번에 오랜만에 보게 됐다"며 "조금 어색할 것 같다. 원래 항상 반말을 써왔는데 이제는 존댓말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경쟁에 대해서는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오세훈은 "규성이 형보다 제가 나은 부분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은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은 늘 새롭고 재미있고 흥분된다"며 "이번 경쟁에서도 제가 잘해야 하는 부분을 확실하게 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정승원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자신의 무기로 내세웠다. 특정 자리에만 얽매이지 않고 모레노 감독이 요구하는 역할에 적응하겠다는 것이다.
정승원은 "저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앙 수비를 제외하면 멀티 자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부분을 장점으로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을 제가 잘 이해한다면 감독님께서도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경기력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승원은 "제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전술을 시험할 무대도 곧 열린다.
한국은 오는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모레노 감독 체제의 첫 A매치를 치른다. 이어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10월 2일에는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 6일에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상대한다. 약 2주에 걸쳐 네 차례 A매치를 치르는 일정이다.
결과뿐 아니라 모레노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어떤 축구 색깔을 입힐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투톱 조합과 전방 압박, 선수별 역할이 실제 경기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번 4연전의 경기력과 결과 등을 종합한 평가가 긍정적일 경우 모레노 감독은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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