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시즌 후반기 그야말로 KBO 리그를 초토화한 페드로 아빌라(29)가 메이저리그 유턴 대신 SSG 랜더스와의 '계약 연장'을 택했다. 평균자책점 1.44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찍고도 왜 지금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미국 현지 매체는 그를 둘러싼 냉정한 시장 평가와 함께, 그 뒤에 숨은 계산을 조명했다.
SSG는 16일 외국인 투수 아빌라와 최대 2년 계약으로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부 계약 조건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지만, 아빌라는 고국으로 출국하기 전 일찌감치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SSG의 내년 시즌 에이스 자리를 굳혔다. 업계에서는 1+1년 계약으로 보고 있다.
사실 이번 시즌 중반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아빌라의 위력은 경이적이었다. 14경기에서 93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다. 14번의 등판 중 무려 13차례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고, 완투 2회(완봉 1회 포함)를 곁들이며 리그 80이닝 이상 투수 중 최저 평균자책점과 최저 9이닝당 피홈런(0.10개) 1위에 올랐다. 땅볼 유도율도 63.1%에 달했다.
실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아빌라를 관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독보적인 활약에도 아빌라가 미국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KBO 2년 잔류를 택한 배경에 대해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현실적인 시장 상황을 짚었다.
MLBTR은 17일 "아빌라가 한국에서 압도적인 호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얼마 전까지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60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7.50, 볼넷율 11.5%로 심각하게 흔들렸던 잔상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지금 오프시즌에 미국으로 돌아갔다면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결국 불확실한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나 마이너 신분으로 불안하게 경쟁하느니 지속적으로 SSG에서 보장된 대우와 확실한 선발 출전 기회를 챙기는 것이 선수 입장에서도 훨씬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다.
더불어 매체는 아빌라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잔류가 아닌, 과거 SSG에서 뛰었던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 타이거스)과 같은 '메이저리그 금의환향'을 염두에 둔 장기적 포석이라고 내다봤다.
앤더슨은 2025시즌 SSG에서 30경기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한 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1년 700만 달러(약 93억원)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따냈다. 이번 시즌 10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 현재는 1000만 달러(약 134억원) 규모의 구단 옵션 실행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MLBTR은 아빌라가 앤더슨보다 빅리그 통산 이닝(146⅓이닝, ERA 3.51)과 트랙레코드가 훨씬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체는 "아빌라가 향후 2년간 KBO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서의 이닝 소화력과 지배력을 더 입증한다면, 32세가 되는 2029시즌에는 메이저리그에서 700만~1,000만 달러 수준의 보장 계약을 충분히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빌라는 구단을 통해 "내년에도 인천 SSG랜더스필드 마운드에 오르게 돼 정말 기쁘다. 재계약을 제안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철저히 몸을 만들어 2027시즌에는 SSG가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마이너리그 헐값 계약 대신 KBO리그 2년 동행을 선택한 아빌라의 승부수가 훗날 화려한 빅리그 보장 계약이라는 결실로 이어질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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